'집단대출 제한' 경고받은 새마을금고…둔촌주공 대출금리 올렸다

최저 4.35%→4.55%…새마을금고 현장점검 영향
4대 은행 집단대출 취급나서…내년 증액 가능성도

17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모습. 2024.10.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1만 2032세대'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집단대출(잔금대출) 취급에 참여한 한 새마을금고가 이례적으로 접수 단계에 대출금리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쏠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예의주시하며, 상호금융권에 대한 현장점검을 예고하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둔촌주공 집단대출 취급을 준비 중인 서울의 A새마을금고는 최근 대출금리를 최저 4.35%에서 4.55%로 0.2%포인트(p) 인상했다.

잔금대출은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입주 예정자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해 주는 대출을 의미한다. 분양 아파트 시행사와 협약을 맺은 은행 중 금리 등을 고려해 차주가 직접 은행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중도금대출과 달리 잔금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가 적용되기 때문에 차주의 소득, 부채, 주담대 최장 만기 등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다르다.

대출 실행 전 접수에 나선 상황에 대출금리를 올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선 사전 공지 없이 금리를 올렸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출금리 인상 배경에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새마을금고의 경우 기존대로 최저 4.35%를 제시할 경우 4.8%(KB국민은행), 4.641%(하나은행) 대비 금리가 저렴한데, 이에 입주 예정자들의 수요가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축소한 사이 집단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을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바 있는데, 이에 서울지역본부로부터 '금리 경쟁'을 최소화하라는 식의 권고가 각 금고로 내려간 상태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새마을금고, 농협중앙회 등 현장점검을 예고했는데, 대규모 입주 단지 잔금대출 관리 강화 방안 등을 집중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새마을금고는 잔금대출 최대 만기를 현행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대출 만기가 줄어들면 DSR 규제로 인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각 금고의 판단이지만, 상호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을 받고 있어 금리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서울 내 B새마을금고는 최저 4.4% 금리를 제시한 상황이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 세부 취급 조건을 두고 눈치 싸움을 벌이던 주요 시중은행은 우선 한도를 제한해 취급에 나선 상황이다. 일부 은행은 대출 한도가 복원될 여지가 있는 내년부터 한도를 증액할 여지를 남겼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이 지난 6일부터 취급에 나섰다. 최저 4.8%, 한도는 3000억 원 수준이다. 이후 이날부터 하나은행이 최저 4.641%, 한도 3000억 원을 배정해 취급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날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금리와 한도를 확정했지만, 취급은 내년부터 하기로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 기한이 내년 3월인 점과, 현재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추가 한도 배정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금리는 금융채 5년물+1.5%포인트(p) 수준이다. 이날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28%인데, 1.5%p 가산금리를 더하면 최저 4.78%부터 시작한다. 한도는 1000억 원이다. 아직 사전 접수 여부 또한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대출 실행 금리도 내년 금융채 5년물 금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내년도 상황에 따라 한도가 증액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일인 오는 27일에 맞춰 잔금대출 취급에 나선다. 한도는 500억 원이며, 세부 금리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시중은행 간 경쟁 방지 차원에서 4.6~4.8%대 금리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측은 "내년 상황에 따라 한도는 증액될 수 있다"고 전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