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대통령" 트럼프 돌아왔다…韓 코인업계도 볕드나[트럼프 시대]
비트코인 美 전략자산으로 간주한 트럼프, 비축 의지 드러내
트럼프 행정부 체제 아래 "규제보단 산업 성장에 초점 기대"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제47대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비트코인을 국가전략자산으로 비축하고 채굴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약속하는 등 가상자산 산업에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재집권이 확정되자 미국의 가상자산 산업을 넘어 글로벌 가상자산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후보에 비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강하게 표했다.
그는 이번 대선 공약으로 크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장 지원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매도 금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출시 금지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 장려 등을 내걸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공약을 이행할 경우, 규제 위주였던 미국 가상자산 산업의 기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관련법이 국내 가상자산의 제도화에도 영향을 끼친 것처럼 미 가상자산 산업의 변화된 기조는 향후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국 정부들은 미국 SEC와 SEC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O)를 정책 준거로 삼는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SEC의 기조변화는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 센터장은 "미국의 규제 완화가 글로벌 표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정부 또한 규제 완화를 고려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며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등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러시치팀장도 "국내 가상자산 규제는 미국이나 유럽의 선례를 참고해 만들어진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미국에서 가상자산 산업의 우호적 규제가 이뤄진다면 국내 역시 같은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여부와 함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허용을 논의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트럼프 행정부 체제 아래 미 가상자산 산업의 육성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면서 국내의 가상자산 제도 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국내 가상자산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시장의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승 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SEC의 무차별 규제 기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이더리움과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생태계에는 불명확성 리스크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EC의 무차별 규제에 제동을 거는 것만으로도 디파이 등 가상자산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루미스 공화당 상원 의원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미 정부의 비트코인 100만개를 장기 보유하겠다는 내용의 비트코인법안(BITCOIN act) 등도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경필 센터장은 "(트럼프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공약은 기존의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며 "특히 금융기관들이 자유롭게 가상자산을 다룰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업계에 필요한 자금이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로써 가상자산 사업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승화 팀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그간 반 크립토 성향을 보여왔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해임할 경우, SEC의 개편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가상자산 산업의) 규제 완화 및 명확성의 증진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립토 저승사자'로 불리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 체제 아래 바이낸스 등 가상자산 산업의 주요 사업자들을 미국에서 내쫓은 인물로, 가상자산 산업과 관련해서는 대표적 '규제론자'로 통한다.
국내 업계는 이같이 트럼프의 가상자산 산업 육성에 대한 공약 실행, SEC의 재편 등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체제가 바이든 행정부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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