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CTO "블록체인 폭발적 성장 온다…보안 수준 높여야"[인터뷰]
로히트 와드 CTO, 구글·페이스북·MS서 30년 근무한 보안 전문가
블록체인 산업 성장 앞서 보안 절차의 '다각화'와 '편리성' 강조
- 김지현 기자
"블록체인 잠재력은 아직 폭발하지 않았다. 챗GPT가 등장한 후 인공지능(AI) 기술이 주목받으며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블록체인도 하나의 '스파크'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에 앞서 보안은 더 다양하고 강해져야 한다."
(두바이=뉴스1) 김지현 기자 =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로히트 와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록체인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생기면 예상보다도 빠르게 사용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히트 와드 CTO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구글 등 굵직한 빅테크 '공룡 기업'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보안 전문가다. 지난 2022년 바이낸스에 합류하기 직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부사장직을 5년 7개월간 지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BW) 현장에서 만난 그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산업의 전망에 대해 "향후 예상보다 빠르게 실생활에 자리 잡을 것"이라며 "산업의 발전 속도에 대비해 수준 높은 보안 시스템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안은 문제 상황에 맞춰 대응하기보다는 그에 앞서서 미리 대비 체계를 지속해서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는 특히 가상자산 산업이 대중화될 경우 사용자들이 중앙화거래소(CEX)와 같은 플랫폼에 요구하는 보안 절차가 각기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보안 환경을 갖춘 후 사용자들이 자산 접근을 위한 보안 단계를 개별적으로 맞춤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와드 CTO는 "향후 가상자산 투자자마다 요구하는 보안 절차와 수준이 다르고, 같은 투자자라도 상황마다 이들이 요구하는 보안 수준도 다를 것"이라며 "이에 맞춰 보안 수준은 계속해서 높게 가져가되 이들이 직접 재빠르게 보안 절차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도록 절차를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바이낸스와 같은 가상자산 플랫폼들은 보안 시스템 다각화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그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이미 다중 서명 시스템뿐만 아니라 현재 머신 러닝을 사용해 투자자들의 자산 및 투자 특징들을 파악하고 있다. 해당 투자자가 기존과 다른 이동 패턴이나 보안 패턴 등을 보이면 우선적으로 보안팀이 이상 행동이 아닌지를 파악하기도 한다.
로히트 와드 CTO는 "누군가가 페이스 스와프나 스크립트를 사용해 사용자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거나 계정을 열려고 할 때 이를 이상 행동으로 감지한다"며 "사용자의 자산을 보호하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계정을 잠근다"고 밝혔다.
실제 바이낸스는 이러한 다중 보안 시스템을 통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실시간 보안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120만 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해킹을 방지해 24억 달러가량의 잠재적인 손실을 막았다.
다만 그는 높은 보안 수준에서의 '편리성'도 확보하고 싶다고 밝혔다. 보안은 만족감을 가지면서 안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나아가 이와 같은 편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히트 와드 CTO는 "인공지능이 보안 작업 전체를 대신하진 못한다"면서도 "위조된 문서를 탐지하는 일이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감지하는 것 등 특정 작업에 있어서는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보안 작업을 간편화하면 편리성을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시각이다.
또 이에 앞서 거래소 구동 속도는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래소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속도가 너무 느리면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며 "사용자들은 어느 정도의 속도가 보장된 뒤에야 거래소 경험을 따지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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