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실적 KB…리딩금융 넘어 첫 '당기 순익 5조원 시대' 연다

3분기 누적 4조395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올해 컨센서스 5조원 넘어

KB금융그룹 전경 ⓒ News1

(서울=뉴스1) 김도엽 김현 기자 = 작년부터 불거진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사태에도 불구하고 KB금융지주(105560)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신한금융지주회사(055550)를 따돌리고 '리딩금융' 지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고, 실적에 따른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밸류업'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으며 금융지주 첫 연간 당기순익 '5조 원 시대'를 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5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잠정)이 1조 614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7.5%(2403억 원) 늘었다고 밝혔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4조 395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조 3704억 원 대비 0.4% 늘었다.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 날 실적발표에 나선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 2386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1조 1921억 원 대비 3.9% 증가한 수치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13.1% 감소한 수치다. 1300억 원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발 대규모 손실이 실적에 반영돼 시장 전망치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한 영향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 98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났다.

신한금융의 역대 가장 많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22년 3분기 기록한 4조 3154억 원이다. 당시는 증권사 사옥 매각(3220억 원)이라는 일시적 순이익이 포함된 경우로, 이를 제외하면 경상적 이익은 새 기록을 썼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1조 4748억 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해, 신한금융 1조 3045억 원을 따돌리고 1년 만에 '리딩금융' 지위에 올랐는데, 2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지위를 유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음에도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수익에서 KB금융은 점유율을 높였지만, 신한금융은 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희비가 갈렸다.

관건은 KB금융이 4분기 60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금융지주 첫 '5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지다. 시장 전망은 KB금융이 첫 5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가 집계한 4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익 추정치는 6894억 원이다. 이를 반영하면 금융지주로는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익 5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연간 추정치는 5조 272억 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이 직접 'KB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확대를 재차 강조했다. 2025년부터 보통주자본 비율(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 등이다.

이를 위해선 당기순익 증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미 보상체계가 연계돼 있는 경영진은 물론 일선 영업직원까지 밸류업에 맞게 핵심성과지표를 재설계하는 등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아직 이르지만 내년 KB금융 당기순익 추정치의 경우 5조 4726억 원으로 올해 추정치 대비 8.86%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선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한편, 밸류업 방안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정욱·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 CET1비율이 13.35%를 상회하지 못할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이 불가능해지며, CET1 10bp 변화에 따라 자사주 규모가 3370억 원씩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측 가능성은 높였지만 변동성 또한 상당히 커질 수 있다"면서도 "회사 측이 주주환원율 상향을 위해 CET1비율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되고, 비율 상승 시마다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5조 원의 역사적 최대 실적이 예상되며, 특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긍정적"이라고 밝혔고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CET1비율이 워낙 높아 실제로 13% 상회 분을 모두 환원에 소진하면 다소 파격적인 금액이고 따라서 관건은 실제 이행 여부"라면서도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하다는 판단, 국내 최고 금융지주 위상에 걸맞은 훌륭한 환원책"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에 자신감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분기 배당금과 함께 연중 공백기 없는 자사주 정책을 이행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4분기 2500억 원에 이어 내년 초 1500억 원을 추가 소각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 7월 말 밸류업 발표 당시 목표로 한 연내 주식 수 5억 주 미만 달성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 7월 신한금융은 밸류업 공시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 이상 기반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 주주환원율 50% 달성, 올해 말까지 전체 주식 수를 5억 주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9월 말 신한금융의 잠정 기준 CET1 비율은 13.13%, ROE 10.2%, ROTCE 11.7%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