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리 줄인상에…'주거 사다리' 비아파트 대환대출 4건 그쳐
아파트 대환대출은 나흘만에 5600명 신청해 1조 이자 아껴
이정문 의원 "실효성 떨어진다는 우려 현실로 드러나"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빌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대환대출' 실적이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선풍적 인기를 끈 아파트 대환대출과 달리 정작 금리 인하가 절실한 서민들은 정책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비아파트 대환대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비아파트 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이용 실적은 4건에 불과했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금리 면에서 더 좋은 조건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의미한다. 주담대 대환대출 시 대출비교 플랫폼과 금융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더 낮은 금리로,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아파트에 이어 선보인 비아파트 대환대출은 4건 중 빌라 3건(3억 2000만 원), 오피스텔 1건(1억 6000만 원)에 그쳤다.
비아파트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긴 하지만, 올해 1월 아파트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 '나흘 만에' 신규 대출 규모가 1조 307억 원(5657명)에 달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앞서 금융위는 "청년·서민이 주로 거주하는 주거용 오피스텔 빌라 담보대출도 낮은 금리로 이동해 주거 금융비용을 경감할 수 있게 하겠다"며 서비스 목표를 강조했다.
문제는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앞다퉈 높이고 있어 금리 인하 경쟁이 불붙을 상황이 아니다. 특히 연말 총량 관리를 주문하면서 다른 은행으로부터 대출 잔액을 끌어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에 서비스 출시 후에도 은행권에선 아파트와 달리 홍보, 이벤트도 실종인 상태다.
이에 비아파트 실수요자만 '금리 갈아타기'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거주 목적의 비아파트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데, 아파트보다 더 금리 인하가 절실한 서민들이 오히려 금리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정문 의원은 "당초 빌라, 오피스텔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을 때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일관성 없는 대출 정책으로 인해 은행권과 차주들이 큰 혼선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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