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선정산대출 1100억 중 SC제일은행 94%…"내규 준수"

[국감브리핑]SC, 티메프 사태 전 대출 대상·한도 확대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일대에서 열린 검은우산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정부에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 마련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2024.8.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 관련 은행권의 선정산대출 규모가 1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SC제일은행 선정산대출 관련 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큐텐계열(티몬, 티몬월드, 위메프 등) 선정산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은 SC제일·KB국민은행 2곳으로, 관련 대출잔액은 1090억 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선정산대출은 셀러(판매자) 대상 대금을 선지급하고, 정산일에 티메프가 정산하면 대출금을 상환하는 운전자금 대출 상품이다.

대출잔액 중 SC제일은행이 1026억 5000만 원(94.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민은행의 잔액은 64억 4000만 원(5.9%)이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4월부터 티몬월드 입점 셀러에 한해 대출대상을 확대(연 매출 500억 원 이하→1300억 원 이하)하고 한도도 증액(최근 3개월 평균매출액 1.5배→3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한도 확대 시 티메프에 대한 별도 신용평가는 미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금감원은 신용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법·부당한 대출 취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금감원은 "티몬월드 입점 판매자 대상 한도 확대 과정에서 절차상 내규를 준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영업 확대 시 매출채권에 대한 지급의무를 갖는 쇼핑몰에 대한 신용평가 등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어 향후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이 큐텐과 공모해 티몬월드에 입점시킬 기존 티몬 우량판매자 명단을 받아, 티몬월드 가입을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공모한 의혹을 확인할 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이 대출 한도 확대가능성 검토를 위해 티몬으로부터 우수 판매업자 명단을 받았고, 이중 긍정적인 업체에 선정산대출 관심 여부를 확인한 후 대면접촉해 선정산대출을 안내한 것으로는 파악됐다.

금감원은 "판매업자가 제공한 업체리스트를 활용해 부당하게 권유했는지 여부는, 티몬 등과의 공모관계 여부 등을 밝혀야 하나 이는 수사당국의 수사가 필요한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한편 정산 지연 사태 발생 후 SC제일은행은 87개 업체 대출 대환 및 이자 전액 면제 조치 등 지원에 나섰다. 국민은행도 128개 업체에 대해 만기 연장을 조치했으며, 이자 50% 감면도 지원 중이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