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5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하에도…주담대 금리 안내려간다
시장금리에 선반영…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낮아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 총력…감독수단 모두 활용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에 연동되는 대출금리 인하는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시장금리에 선반영됐고, 금융당국도 연말까지 가계부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다.
지난 11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인상을 시작한 지 3년 2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하 자체로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긴축통화에서 완화로 한은의 기조가 바뀌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이에 연동되는 시장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대출금리도 내려가지만,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영향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이벤트가 이미 워낙 앞서 반영됐고, 인하에도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만한 추가 요인은 크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담대 5년 고정형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의 경우 올해 초 3.820%에서 이날 기준 3.304%로 내렸다. 지난 8월 5일 기준으로는 3.101%로 연 저점은 물론 지난 2022년 3월 31일(3.100%)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월 은행권 주담대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3.99%였는데, 지난 7월 3.5%까지 매월 지속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인하 전 3.50%)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건 2001년 9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 은행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지표금리가 떨어지면서다.
8월 들어 은행권 주담대 평균 금리가 3.51%로 전달 대비 0.01%p 올랐으나, 인하 전 기준금리(3.50%)와 차이가 없었다. 국고채 3년물의 경우도 이날 오전 2.919%로, 기준금리 3.25%보다 이미 낮은 상태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기준금리 3.25% 유지'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금리 인하 파급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대출금리가 내려갈 가능성도 더 낮아졌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대출과 같은 금융안정 요인을 계속해서 고려하겠다고 강조한 점 등이 '매파적 인하'로 풀이되며, 11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포인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도 대출금리 하락을 막는 요인이다. 주요 은행은 지난 7~8월에 22차례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고, '투기 수요는 잡고 실수요 위주'의 대출 심사 강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엔 또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수장도 연일 가계부채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금융위가 최근에는 가장 가계부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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