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계대출 하향 안정화 추세까지 철저 관리"(종합2보)

금융당국, '가계부채 점검회의' '금융상황 점검회의' 개최
이복현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위험시 모든 감독수단 동원"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4.8.21/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박동해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위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당국이 하향 안정화 추세가 이어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가계부채 위험이 이어질 시 필요한 모든 감독수단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국토부, 한국은행, 금감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향후 가계부채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인상을 시작한 지 38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하 자체로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어 '하향 안정화 추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사무처장은 "금융권이 연초 수립한 자체 가계대출 경영목표를 준수하기로 한 만큼 개별은행 상황에 맞는 세심한 여신심사 기준을 통해 남은 3개월 동안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며 "2025년도 경영계획에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계획도 함께 수립하도록 할 예정인 만큼 내부 관리목적 DSR의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은행권 주담대 관리 강화에 따라 신용대출이나 타 업권으로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타 대출이나 제2금융권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향후 대형 IPO(기업 공개)에 따른 투자심리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확대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하고, 보험업권,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도 가계부채 추이를 철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 일관되고 확고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가계부채 증가 양상과 추이를 보고, 그에 맞는 추가 대책을 적기에, 그리고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오전 이복현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라며 "시장의 자금 수요 확대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시장금리 방향성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금융시장과 금융사에 미칠 영향과 리스크를 사전에 면밀히 점검해 부작용이 없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 원장은 금리인하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가계부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이 원장은 가계부채와 관련해 '금융회사 스스로의 자체적 관리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이 원장은 "금리인하에 편승해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실 사업장 정리를 적극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9월 말 기준 경·공매 대상 부실 PF 사업장 규모는 약 12조 원으로 이중 정리가 완료된 사업장의 규모는 1조 5000억 원 정도다.

이외에도 이 원장은 중소 금융사의 연체율 관리계획 집중점검 및 신속한 정리 유도, 일시적 유동성 애로기업의 경쟁력 회복 지원, 보험산업이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고금리로 부담이 컸던 영세·취약 차주들이 금리인하의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금융 회사의 여신 관행 등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가계대출과 관련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말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