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저축은행·캐피탈도 손태승 친인척에 14억 부당대출…수사기관 통보

금감원, 대출취급 적정성 관련 수시검사 결과 발표
관여한 임직원에 엄중한 자체 징계 조치 요구도

금융감독원이 7일부터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사진은 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2024.10.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적정 대출이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지주 내 다른 계열사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부적정 대출이 이뤄진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즉각적인 대처를 취하지 않아 계열사까지 확대됐다고 판단, 관련자들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7일 금감원은 우리금융저축은행·캐피탈에 대한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 우리은행 출신 A 법인 재무이사, 우리은행 출신 우리금융저축은행·캐피탈 임직원 등을 대출금 유용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부적정 대출취급 및 만기연장에 관여한 우리금융저축은행·캐피탈 임직원에 대한 엄중한 자체 징계 조치도 함께 요구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및 경영진이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 즉각적인 대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부적정 대출이 계열사로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우리금융저축은행·캐피탈에서 약 14억 원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회사에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월 31일 대출취급시 손 전 회장 처남의 배우자가 대표이사였던 A법인에 신용대출(종합통장) 7억 원을 취급했으며, 대출 신청 및 심사 과정에 우리은행 출신 임직원(A 법인 재무이사, 우리금융저축은행 기업그룹장 및 심사부 부장)이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

당초 대출 신청 과정에 비(非) 우리은행 출신 직원은 '부적정 의견'을 제시했으나, A 법인 재무이사와 심사부 부장이 우리금융저축은행 기업그룹장 면담 후 대출이 취급된 것이다. A 법인은 이후 대출금 사용내역으로 세금계산서를 지난 4월 제출했으나, 실제 자금은 A 법인 대표이사 개인계좌로 이체돼 개인적 용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금융캐피탈의 경우 지난 2022년 10월 21일 손 전 회장의 장인이 대표이사로 있던 B 법인에 부동산담보대출 7억 원을 취급했고, 장인이 대출금 일부를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B 법인의 대출 만기 연장 과정에 우리은행 여신위원회는 신용등급 악화, 담보물 시세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채권보전 조치없이 대출 연장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 우리금융캐피탈은 사업자금 용도 사용 여부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고, 대출금 중 일부가 손 전 회장 장인 계좌로 송금돼 개인적 용도 등으로 사용된 점도 함께 적발됐다.

금감원은 "금융지주 내 구태의연한 조직문화, 느슨한 윤리 의식과 함께 지주 차원의 내부통제 미작동 등이 금융사고의 예방·조기 적발을 저해해, 부적정 대출이 계열사로 확대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금융지주 차원의 조직문화 및 윤리 의식 등 문제점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미흡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강화하도록 지도‧감독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수시검사는 우리은행에서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적정 대출을 취급한 것이 알려진 후 계열사에서도 유사한 대출을 취급한 것이 밝혀짐에 따라 취급 경위 등을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