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 '쑥' 예금 이자는 '뚝'…4대 금융, 3분기도 '역대급 실적' 전망

'역대급' 주담대 폭증에 금융지주 3분기 실적도 '맑음'
8월 은행권 '예대금리차' 확대…'이자 장사' 비판 늘어날 듯

2024.9.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 7~9월 서울·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상승세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금리를 올린 결과 '이자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짚어야 할 점은 은행권이 대출 금리는 꾸준히 올린 반면 예금 금리는 시장 흐름에 따라 낮추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올해도 서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꼬리표를 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4대 금융, 3분기도 '역대급 실적' 전망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78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4조4423억 원 대비 7.7% 늘어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조49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1조3840억원, 1조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5%, 8.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그룹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은 '가계대출'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권 주담대는 직전 달 대비 8조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 BNK 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실적 성장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선제적 대출 수요로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원화 대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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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이자 '쑥' 예금 이자는 '뚝'

특히 최근 은행권에서 벌어진 '금리 인상 릴레이'는 금융그룹의 역대급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급증세를 억제하라는 정부 압박에 따라 지난 7~8월 두 달 동안에만 총 22회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은행권이 손쉽게 이자 이익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에 "금리인상을 지양하라"는 정부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지난 25일 신한은행에 이어 26일 우리은행까지 다시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문제는 대출 금리는 오른 반면 예금 금리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2.5~3.4%대로 나타났다. 은행별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받을 수 있는 최고 금리는 3.35~3.4%로, 기준금리(3.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실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를 뜻하는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됐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0.572%포인트(p)로, 전월 0.434%p 대비 0.138%p 벌어졌다.

올해도 '이자 장사' 비판 거셀 듯

은행권 이자 이익이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자 장사' 비판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올해도 '상생 금융'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사태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2021년 이후 급격히 오르면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둬들였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 은행이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강력하게 질타했고, 은행권은 '상생금융'이라는 이름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환원하는 민생금융지원방안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금리를 올리는 행위는 사실상 돈벌이"라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는데 올해 또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에 대해 "은행들이 손쉽게 이익을 늘리면서 대출을 관리하려는 굉장히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