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뇌관 속 금리 키 잡은 이창용, 11개 은행장들 만난다

30일 은행연합회 은행장 간담회 참석
기준금리 인하 관건 속 '가계부채' 뇌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시중은행장들과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5.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김혜지 기자 = 가계대출 한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은행장들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난다. 다음 달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점에 이뤄지는 회동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총재가 수도권 주택가격 불안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 바 있어 가계부채 등 거시경제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오는 30일 열리는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한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2022년 10월, 지난해 4월, 올해 5월 등 여러 차례 은행장과 회동한 바 있지만, 이번 만남은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가계부채'가 뇌관으로 떠오른 시점이라 관심이 쏠린다.

최근 한국은행은 서울 집값이 2021년 고점의 90% 수준을 회복하며, 그간 고금리로 개선된 가계부채 비율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가운데 4위에 오를 정도로 높아진 상태로, 오는 10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은이 '인하 신중론'을 다시 한번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5월 이후의 높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2022년 이후 완만히 낮아져 온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금융권 가계대출이 월 5조~6조 원씩 증가할 때 가계부채 비율은 다시 상승한다는 전망인데, 지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 8000억 원이 증가해 7월 5조 2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 10일 공개된 8월 22일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금통위원 6명 모두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이 계속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생각을 일제히 내비치기도 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하에 '자율 대책'을 일제히 쏟아내고 있다.

투기 수요는 잡고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기조로 주담대뿐만 아니라 전세대출, 신용대출까지 전방위 조이기에 나선 상황이다. 일례로 신한·우리은행의 경우 1주택자에 대한 전세자금대출도 제한했고, 국민·신한은행은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50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총재와 은행장 간 가계부채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금융당국도 가계부채 관리에 확고한 입장을 보이면서, 은행권 자율적 관리를 주문했다. 이달부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시행 중이다. 2단계 적용 효과가 미흡할 경우 추가 조치도 과감하게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 5월 은행장 회동 때도 가계대출에 대한 안정적 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을 계속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가운데 기업 신용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2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선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