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코인 개발사 CEO "휴대폰으론 인간 고유성 확보 못해…홍채 필요해"
"맞춤화된 렌즈와 적외선 광선 위해선 오브 활용해야"
"크립토씬에 페이스북 같은 기업 되고 싶다…20억유저 확보 목표"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휴대폰에 탑재된 안면인식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안면인식은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의 안면이 맞는지 아닌지만 구분합니다. 향후 AI(인공지능) 시대에서 수백만명의 유저들을 AI와 구분하려면 홍채 인식 기기(Orb)가 필요합니다."
알렉스 블라니아 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TFH)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월드코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휴대폰이 아닌 홍채 인식 기기 '오브(Orb)'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블라니아 CEO는 이날 국내 첫 월드코인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월드코인과 월드앱에 대해 설명하고, 월드코인 개발사로서 향후 프로젝트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선 휴대폰을 활용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휴대폰을 홍채 인식 기기로 사용한다면 시스템이 자주 '다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그만큼 수백만명을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용량을 소화할 능력이 되지 않고 이는 곧 정확하게 인간임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채 인식을 위해서는 맞춤화된 렌즈와 적외선 광선이 필요하다"며 "휴대폰은 적외선 촬영 기능이 내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도 홍채 인식 기기로서의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블라니아 CEO는 "월드코인의 비전이 홍채 기기를 널리 보급해서 회사에 이득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에 의해 발전하는 인터넷 환경 안에서는 인간과 AI가 상호작용하는 경우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 안에 AI와 인간을 구분할 있어야 하고 월드코인은 이러한 일을 비정부기구 기능에 맞춰 실행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규모의 하이테크 회사"라고 강조했다.
현재 월드코인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160개국에서 홍채 인식 오브를 배치하고 개인의 홍채를 통해 인간임을 증명하면 월드코인(WLD)을 기본소득 개념으로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월드코인의 효용 가치에 대해서는 "모든 기술들이 그렇지만 우리도 아직 초기 '부트스트랩핑' 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지불이나 결제 문제는 어느정도 수준의 규모에 도달해야 더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적으로 5000만명의 사용자, 나아가 1억명의 사용자를 먼저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인간임을 증명하는) 월드 ID의 쓰임새를 우선적으로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월드코인은 이날 기준, 월드 ID 인증수가 656만8557개에 달하며 전세계 160개 국가에 통용되고 있다. 출시한 지는 406일째인데, 블라니아 CEO는 가상자산 산업계의 '페이스북'이 되고 싶다는 비전도 밝혔다.
그는 "엄청난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많은 유저들을 확보해 유저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페이스북은 20억명에 달하는 유저 기반을 갖췄다. 크립토씬에서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월드코인이 홍채 기기를 통해 '인간의 고유성'을 증명하려는 과정 안에 개인정보 침해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현재 출시가 미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2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개인 정보 침해 우려를 이유로 신고가 접수되면서 이르면 이달 중 월드코인에 대한 제재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코인 측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정보위의 조사와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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