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법 적용받는 핀테크사 "기울어진 운동장" 건의…금융위원장 "규제개선"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 DDP서 열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4/8.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DGB금융지주가 국내 최초로 핀테크기업을 인수해서 자회사 편입까지 했는데, 오히려 지주회사법과 충돌이 나면서 경쟁력을 조금 잃어버리게 된 상황입니다. 시너지를 더 내고, 금융지주가 핀테크 투자나 인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규제를 개선해 주신다면 아주 활성화될 것이라 믿습니다"(문경록 뉴지스탁 공동대표)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서 이같은 문 대표의 건의에 "알겠습니다, 잘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통상 핀테크사의 모회사는 IT벤처로, 일반 기업이다. IT벤처 밑에 금융라이선스를 확보해 자회사를 병렬식으로 뻗어나가는 구조다. 토스가 대표적이다.

반면 뉴지스탁의 경우 2021년 8월 DGB금융지주에 인수됐는데, 동시에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받는다. 문제는 금융지주회사법 내 출자 허용 범위가 자세히 기재되지 않아 손자회사 설립 등 신사업 진출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뉴지스탁은 금융지주가 인수한 첫 핀테크사이면서도, 마지막 사례이기도 하다. 금융지주가 혁신 핀테크 기업의 인수를 꺼리게 된 것이다.

문 대표는 "경쟁 핀테크업 대비 어떻게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금융지주회사법과 충돌이 나면서 경쟁력을 조금 잃어버리게 된 상황"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향후 국내 금융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과감한 혁신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날로그 시대에 만들어진 금융법제를 재점검해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핀테크와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향후 금융이 나아갈 길"이라며 △금융법제 재점검을 통한 디지털 전화 가속화 △핀테크와 금융사 간 협업 강화 △규제 특례(샌드박스) 확대 △핀테크 국제화 전략 마련이라는 네 가지를 과제를 제시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핀테크 회사와 기존 금융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업 출자규제 등을 개선하고 위·수탁 규제 전반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축사 후 김 위원장은 KB금융, 삼성금융네트웍스(모니모), NH농협금융, 페이히어, 씨앤테크, 위닝아이, 쿼터랩, 뱅크샐러드, 네이버페이, 토스가 마련한 부스를 둘러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도 참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다"며 "(금융권이) 더 속도감 있게 대응해야겠다"고 말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전날 은행권이 수도권 집값 상승세로 인한 가계대출 급증 관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협조하겠다고 뜻을 밝힌 것과 관련 "(은행마다) 리스크가 다르겠지만, 방향성은 DSR 규제에 맞춰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