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대출 실행, 사전 차단"…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시행

개인 신규 여신거래 사전차단 신청 서비스…4000여곳 금융회사 참여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시스템 개요. 사진은 금융위원회 제공.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A씨는 모바일 청첩장 문자메시지를 받고 인터넷주소(URL)를 눌렀다가 휴대전화에 악성앱이 설치돼 범죄조직에 의해 휴대전화 속 개인신용정보를 탈취당했다. 범죄조직은 훔친 A씨의 정보를 이용해 휴대전화 본인인증 등을 거쳐 B은행 등 3곳에서 대출 및 예금 해지를 통해 약 1억원을 편취했다. A씨는 나흘이나 지나 피해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의 일상화와 금융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금융범죄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악성앱 설치를 통한 개인신용정보 탈취 등의 피해사례가 빈번히 일어남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보호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가 이날부터 시행된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는 이용자가 본인이 원하지 않는 여신거래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용대출·카드론·신용카드 발급 등 개인의 신규 여신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도록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입 즉시 한국신용정보원에 안심차단 정보가 등록돼 금융권의 신규 여신거래가 실시간으로 차단된다. 이를 통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실행된 대출에서 발생하는 금전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에는 은행·금융투자·보험·여신전문·저축은행은 물론 상호금융·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4012개 금융회사(단위조합 포함)가 참여하고 있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는 이용자가 현재 거래 중인 은행·저축은행·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산림조합·우체국 영업점 등을 직접 방문해 본인 확인을 거쳐 신청할 수 있다.

서비스에 가입한 후 이용자가 신규 여신거래를 하고자 할 경우엔 기존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가까운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손쉽게 서비스를 해제하면 된다. 해제시에는 영업점 직원이 보이스피싱, 명의도용 등에 따른 해제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는 이날부터 대부분의 금융회사에서 시행되지만, 시스템 개발에 추가 시간이 소요되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보험사(보험계약대출) 등 일부 금융회사 및 대출분야는 9월 중에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회사들은 이용자에게 여신거래 안심차단 신청내역을 반기 1회 문자나 이메일 등으로 통지함으로써 금융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지원한다.

금융당국은 향후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비대면 신청이나 대리인 신청도 허용하고, 대포통장 방지를 위해 비대면 계좌개설에도 안심차단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의 시행으로 보이스피싱, 명의도용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따른 불법대출 피해를 예방해 국민들을 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안심차단 서비스 시행에 맞춰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NH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일선 창구 직원으로부터 서비스 가입 절차를 듣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이어 관계기관 및 금융협회·중앙회와 함께 보이스피싱 피해방지를 위한 '여신거래 안심차단 시행 관련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오늘 시행되는 안심차단 서비스가 국민 여러분의 금융생활을 안전하게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길 기대한다"며 "여신거래뿐만 아니라 수신거래 측면인 비대면 계좌개설에도 안심차단 서비스가 도입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및 금융권과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도 "보이스피싱은 청년에서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에 걸쳐 회복하기 어려운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유발하는 만큼 우리 금융권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합심해 대응해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현장에서 많이 이용돼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영업 현장에서 고객 안내와 홍보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