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600억 상환 지연' PG사 루멘페이먼츠 수사의뢰
지급불능 빠진 루멘, 계열사는 '대규모 적자'…자금 유용 의혹도
- 김근욱 기자, 김도엽 기자, 박동해 기자,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김도엽 박동해 정윤미 기자 = 금융감독원이 600억원 규모의 선정산대출 상환 지연 사태를 촉발한 지급결제대행사(PG)사 루멘페이먼츠를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통보했다.
22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루멘페이먼츠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및 임직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시 수사당국에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
지난 7일 금감원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크로스파이낸스'에서 발생한 600억원 규모의 선정산대출 상환 지연 사태와 관련해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선정산대출은 소상공인이 카드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추후 카드사에서 받는 대금으로 상환하는 대출이다. 실제 정산(상환)은 카드사와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PG사가 처리한다.
이번 사건은 크로스파이낸스가 운영하는 카드 매출 채권 선정산 상품과 관련해 중간 PG사인 루멘페이먼츠가 자금을 정산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현재 확인된 미정산 금액은 600억 원 정도로, 정산이 막히자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멘페이먼츠는 또 다른 온투업체인 스마트핀테크(스마트펀딩)에도 선정산 상품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펀딩 측의 대출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9억 원 규모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루멘페이먼츠의 계열사는 수십억대 적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환 루멘페이먼츠 대표는 지난해 자본금 5억원 규모의 '푸른주택종합건설'을 인수했다. 푸른주택종합건설은 지난해에만 3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루멘페이먼츠의 모 그룹으로 소개되는 '루멘그룹'도 그 실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루멘그룹의 대표도 맡고 있다.
루멘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1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중 금융, 투자, 자산운용 부문을 맡고 있다는 회사 3곳은 법인 등기조차 되지 않아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또 계열사 중 7곳의 회사는 자본금 100만원에 불과했으며 16개 계열사의 임원진들도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동일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에 일각에선 김 대표가 자신이 소유한 건설사에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PG업체의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산지연 사태에 대해 김 대표는 "내부 사정으로 경황이 없지만 정산은 반드시 상환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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