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파이낸스, 600억 미정산 PG사 형사고소

선정산업체·PG사 동일법인인데 대출 몰아줘 '책임론'

(크로스파이낸스 홈페이지)

(서울=뉴스1) 김도엽 박동해 기자 =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크로스파이낸스가 600억원의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은 전자지급결제업체(PG)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크로스파이낸스는 전날 서울동부지검에 루멘페이먼츠와 대표이사, 연계차입자(차주)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형사고소장을 제출했다.

아울러 루멘페이먼츠와 연계차입자 자산에 대한 가압류도 함께 접수했다.

크로스파이낸스 측이 법률적 대응에 나선 것은 루벤페이먼츠 측으로부터 정산을 받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곽기웅 크로스파이낸스 대표는 "고소장은 금감원 조사 등에서 진척이 있으면 추가 보완할 것"이라며 "정산대행의무자인 루멘페이먼츠가 정산을 안 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크로스파이낸스가 운영하는 카드 매출 채권 선정산 상품과 관련해 중간 PG사인 루멘퍼이먼츠가 자금 정산을 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온투업체 크로스파이낸스는 선정산업체(차입자)가 일종의 대출을 신청하면 PG사의 가맹점 카드매출채권을 확인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내준다. 주로 소상공인이 상품 판매를 완료해 정산이 확정된 매출채권이다. 이때 PG사는 투자금 정산을 담당하며, 선정산업체는 이를 소상공인 등 가맹점에 빌려준다.

현재 확인된 미정산 금액은 600억 원 정도다. 정산이 막히자,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크로스파이낸스 측에도 법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멘페이먼츠는 또 다른 온투업체인 스마트핀테크(스마트펀딩)에도 선정산 상품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추가 상환 지연 규모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펀딩 측의 대출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9억 2200만 원으로 공개돼 있다.

다만 차입자인 선정산업체와 PG사가 사실상 동일법인인 점이 드러나며, 크로스파이낸스 측이 사실상 한 곳에 포트폴리오를 집중했다는 점의 비판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루멘페이먼츠와 선정산업체 약 11곳의 대표가 동일 인물로 드러났는데, 사실상 동일법인에 집중적으로 대출을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곽 대표는 "결과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한 곳에 모은 점에 대해 해이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저희가 달게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 루멘페이먼츠는 정산일자를 안 거기고 상환했다"며 "다만 지난주 금요일 상환 지연이 발생하며 일정 규모 이상을 상환하지 않으면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고 판단해 현재는 모두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 지난 6일부터 크로스파이낸스와 루멘페이먼츠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