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지연 '루멘페이먼츠' 계열사 대규모 적자…'자금 유용' 의혹

루멘그룹 건설 계열사 30억 순손실…"계속기업 의문"
김인환 루멘그룹 대표 "정산금 반드시 상환하도록 노력 중"

루멘페이먼츠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박동해 김도엽 김근욱 기자 =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 루멘페이먼츠가 온라인투자연계업(온투업) 정산 지연 사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가운데 루멘페이먼츠의 계열사가 수십억대 적자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 지원을 위한 자금 유용이 없었는지 금융당국이 들여다볼 전망이다.

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김인환 루멘페이먼츠 대표는 지난해 자본금 5억원 규모의 '푸른주택종합건설'을 인수했다. 푸른주택종합건설은 지난해에만 3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푸른주택종합건설의 2023년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감사인은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감사보고서에는 "주택분양이 순조롭게 되지 않아 차입금에 대한 이자 지급이 어렵다"라며 "당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적혔다.

푸른주택종합건설은 김 대표가 100% 소유한 기업이다. 김 대표가 자신이 소유한 건설사에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PG업체의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루멘페이먼츠는 온투업체인 크로스파이낸스 측에 600억원 규모의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을 받고 있다. 크로스파이낸스 측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루멘페이먼츠가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루멘페이먼츠의 모 그룹으로 소개되는 '루멘그룹'도 그 실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루멘그룹의 대표도 맡고 있다.

루멘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1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중 금융, 투자, 자산운용 부문을 맡고 있다는 회사 3곳은 법인 등기조차 되지 않아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또 계열사 중 7곳의 회사는 자본금 100만원에 불과했으며 16개 계열사의 임원진들도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동일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다. 회사 규모를 부풀리기 위한 페이퍼컴퍼니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산지연 사태에 대해 김 대표는 뉴스1 측에 "내부 사정으로 경황이 없지만 정산은 반드시 상환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산금 유용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경황이 없어서 잘 마무리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루멘그룹은 사태가 불거지자 7일 오전 홈페이지를 폐쇄한 상태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