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7월 가계대출 7.2조원 불어…3년 3개월 만에 최대폭
주담대는 7.6조원 급증…역대급 증가폭
부동산 경기 회복 영향…은행권 추가 금리 인상나서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부동산 거래 회복세에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7조 6000억 원 가까운 역대급 증가 폭을 기록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추가 대출금리 인상 단행에 나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715조 73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708조 5723억 원) 대비 7조 166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 2021년 4월 9조2266억원이 늘어난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월(695조 3143억 원) △2월(695조 7922억 원) △3월(693조 5684억 원) △4월(698조 30억 원) △5월(703조 2308억 원), 6월(708조 5723억 원)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4월 들어서는 매달 5조 원 이상 늘어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주요 은행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559조 7501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6월 말 552조 1526억 원 대비 무려 7조 5975억 원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신용대출잔액 감소에도 주담대가 폭증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이다. 주담대 증가세는 최근 4조 3433억 원, 5조 3157억 원, 5조 8467억 원 매월 늘어나고 있다.
주담대가 계속해 증가한 것은 부동산 경기 회복에 따라 주택 거래가 많이 늘어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연기 등 주담대 규제를 미루면서 대출 막차를 타려는 금융소비자들이 몰린 영향도 있다.
일례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게시된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390건을 기록했다. 7000건을 넘은 것은 2020년 12월(7745건) 이후 3년 6개월만 이다. 지난달의 경우 4796건을 기록했는데, 신고 기한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역시 7000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량은 올해 들어 2월 2586건, 3월 4273건, 4월 4430건, 5월 5043건 등 지속 증가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7월 다섯째 주(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8%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며 집값 상승 분위기가 더해질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31일(현지 시각) 9월 금리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회의에 대해 결정한 바가 없으며 9월 회의도 포함된다"면서도 미국 경제에 금리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당겨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 관리 기조에 일부 은행은 이미 이달 대출금리 인상도 추가 예고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7일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고 0.3%포인트(p) 인상을 예고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에만 세 차례에 걸쳐 대출금리를 올렸는데, 이달에도 인상을 예고하며 한 달 새 네 번 인상한다. 우선 주담대 금리가 0.3%p,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도 0.09%p 오른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보증기관에 따라 0.1~0.3%p 인상된다.
우리은행도 오는 2일부터 주담대 기준금리 5년 변동 상품의 대출금리 및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인상한다.
세부적으로 영업점 창구를 통해 신청한 대출의 경우 아파트담보대출(갈아타기 포함) 0.3%p, 아파트 외 주담대 금리를 0.3%p 인상한다. 비대면 신청의 경우 아파트담보대출(갈아타기 포함) 0.2%p, 연립·다세대 주택담보대출 0.15%p 금리를 인상한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2년 상품 금리를 0.1%p 인상한다. 우리은행은 이달 12일, 24일 이미 대출금리를 인상한 바 있는데, 추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주요 은행은 하반기 가계대출 성장을 제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종무 하나금융그룹 CFO(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은행 대출 성장률이 명목 GDP 성장률 수준을 상회해 하반기 대출자산 성장은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흥 신한은행 CFO도 "하반기 가계·기업대출은 고객기반 확보 관점에서 적정속도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전세대출도 DSR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오는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에 맞춰 시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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