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횡령 사고…금감원 정기검사 '영업점 포함' 정례화되나

'본점' 중심으로 검사했더니 '지점'서 금융 사고
NH농협·KB국민 정기 검사 모두 '지점' 포함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박동해 기자 = 올해 초부터 횡령·배임 등 은행권 금융 사고가 계속되자 금융감독원이 검사 보완책을 고심하고 있다. 검사가 제대로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정기 검사 시 본점과 뿐만 아니라 영업점(지점)에 대한 검사까지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일정 주기로 은행권 '정기 검사'를 실시한다. 시중은행은 2년, 보험회사는 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4년 등 시장 영향력이 클수록 검사 주기는 짧게 운영된다.

정기 검사는 '본점 위주'로 진행된다. 지점이 영업 일선을 맡는다면, 본점은 지점의 업무를 지원·관리하는 곳이다. 필요에 따라 지점까지 검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기 검사는 본점만 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문제는 최근 금융사고가 대부분 지점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는 경남 김해지점에서 발생했다. 지난 3월 NH농협은행에서 발행한 110억 원 규모의 배임 사고도 지방의 한 지점이었다.

이에 금감원은 본점 위주의 정기 검사에서 벗어나 지점까지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사고가 N 회 이상 발생하는 등 특정 기준을 넘은 경우 지점 검사까지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의 정기 검사는 본점 위주로 진행돼 왔지만, 앞으로는 지점까지 포함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단계"라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달 농협금융·농협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를 진행하면서 본점뿐만 아니라 지점 검사도 함께 진행했다. 또 지난 10일부터 진행 중인 KB금융·국민은행의 정기 검사도 지점까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4월 안양과 용인, 대구 등 지점에서 총 3건의 업무상 배임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사고 규모는 총 488억 원에 달한다.

한편 금감원은 은행권에서 벌어진 잇단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영업점 대출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출에 필요한 각종 증빙 서류의 위변조를 막는 것이 핵심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영업점 여신사고 등에 대응해 여신업무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