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카드' 후발주자…우리은행, 직원들에 "카드 50개씩 팔아라"

본점 직원까지 '카드 영업'…일부 부서엔 '1인 50개' 기준도
"지인 영업 해야 하나?" 내부 불만…우리銀 "자율 참여, 강제성 없어"

(우리은행 제공)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트래블 카드'(해외여행 체크카드) 시장 경쟁이 격화하자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에서는 본점 직원들까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 영업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부서의 경우 직원들에게 '50개'라는 기준이 제시돼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자율적으로 영업에 참여하자는 취지"라며 "강제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위비트래블 체크카드 판매를 위해 본점 직원들도 영업에 동참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영업 성과가 좋은 직원들에게는 별도의 포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은 크게 본점과 지점으로 나뉜다. 지점이 영업 일선을 맡으면 본점은 지점의 업무를 지원하거나 관리하는 방식이다. 본점 직원이 상품 판매까지 참여하는 일은 흔치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트래블카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본점 직원도 '자율 영업'에 참여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부서에서는 직원당 평균 50개를 판매하라는 기준이 제시돼 직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점과 달리 본점은 손님을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다. 결국 트래블 카드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지인 영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카드 영업 참여는 자율"이라며 "할당량이나 강제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인당 50개의 기준 등) 모든 부서에서 발생하는 일을 확인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해외여행 특화카드'로 불리는 트래블 카드는 한 장에 여러 외화를 충전하고 해외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환전이나 현지 ATM 출금 시 수수료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최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트래블 카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트래블 카드 시장의 선두 주자는 지난 2022년 등장한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다. 이어 후발주자로 △지난 2월 신한카드의 '쏠트래블카드' △지난 4월 국민카드의 '트래블러스' △지난 6월 우리카드의 '위비트래블'까지 4대 금융그룹 소속 카드사가 모두 관련 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금융지주사의 대결로 확전된 트래블카드 대전에서 우리금융은 가장 늦게 시장에 진입한데다 우리카드의 위상도 신한, 국민카드 등에 비해 열세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