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상식적인가"…이복현, 부동산 PF 금리·수수료 점검 예고
부실 사업장 '정리·재구조화' 유도…"금융권-건설업계 한 발씩 양보해야"
"부동산 PF 사업 재개돼야 정부 추진 중인 '주택공급'에도 기여"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선 금융권과 건설업계가 손실 분담을 통해 한 발짝씩 양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장검사를 통해 PF 금리와 수수료가 공정과 상식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부과되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열린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금융권 PF 연체율은 2% 후반대로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고금리 및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된 PF 사업장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자금이 부실 사업장에 장기간 묶이게 되면서 건설사 및 금융회사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현장에는 우리·하나·농협금융지주 등 금융회사와 대한건설협회·GS건설 등 건설유관단체가 함께 참석했다.
◇물류센터→데이터센터로…'재구조화' 유도
이 원장은 부실 사업장의 정리를 촉진하는 한편 사업장 재구조화를 통해 사업성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PF 자금공급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례로 대전의 한 물류센터 브릿지론 사업장은 당초 200억원의 이익이 기대됐으나 물류센터 공급 과잉과 업황 부진이 맞물려 사업 추진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사업 용도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장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정상 금리(12.0→7.0%)의 브릿지론을 공급해 다음 해 착공을 추진한다.
강원의 주상복합 사업장은 2022년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2958억원에 토지를 낙찰받았으나 지역 부동산 침체로 계약금 295억8000만원을 포기하고 용지를 반환한 상태다. 지난해 8월 LH는 추가 입찰을 실시해 1404억원에 낙찰됐으며, 토지가액이 52.5% 인하되면서 현재 신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 상태다. 새로운 시행사는 브릿지 단계의 대출을 진행 중이다.
◇ "금융권 모범사례 만들어야"…지원 펀드 확대 요청
이 원장은 부실 사업장 정리·재구조화 활성화를 위해선 금융권이 '모범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금융권에 지원 펀드 조성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또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PF 금리와 수수료가 대출 위험에 상응해 공정과 상식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부과되고 있는지 점검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멈춰왔던 PF 사업이 재개되면 건설업계와 하청업체에도 도움이 되고,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공급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된다"며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무엇을 함께 해야 할지 기탄없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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