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밸류업 성적표 및 계획서' 연1회 공시해야…'밸류업 표창'도 준다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26일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핵심은 상장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다. 저PBR 기업에 증시 퇴출이란 극약 처방까지 내렸던 일본 정부와 달리 상장 기업의 자율성에 맡긴 뒤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기업과 투자자의 상생 발전을 위해 상장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행해 투자자와 소통하는 기업문화가 확산하는 데 방점을 두기로 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최소 연 1회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주주와 소통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도 제공한다. 현재로선 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소통 등이 포함돼야 한다.

먼저 기업의 자본비용·자본수익성, 지배구조 등을 다각적으로 파악해 기업가치가 적정한 수준인지 기업 스스로 평가한 뒤, 현황 진단에 기반해 자본효율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3년 이상 중장기 목표수준과 도달 시점 등을 설정해야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경영 전략과 방안, 추진 일정을 수립하고 목표와 계획 간 연계성도 설명해야 한다. 계획 이행과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평가와 주주·외투투자자와의 소통과 피드백 결과도 함께 담겨야 한다.

연 1회가 기본이며 2년 차부터는 전년도 계획·이행 평가를 포함해야 한다. 해외 투자자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한 영문 공시도 적극 권고했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오는 5월 열릴 2차 세미나 이후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계획을 수립한 상장 기업이 자율 공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가이드라인에는 이사회가 '거수기'가 아닌 주주 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실질적인 기업 경영 관리의 최고 결정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다만 금융위와 거래소는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는 대신,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장기업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우선 매년 5월 목표설정의 적절성과 계획수립의 충실도, 이행·주주와의 소통 노력 등을 종합평가 해 '기업 밸류업 표창'을 수여한다. 표창이 실질적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모범납세자 선정 우대 등 세정지원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수상 기업은 거래소 홈페이지‧증권사 MTS 등을 통해 홍보하고, 거래소 공동 IR 개최 시 우선 참여 기회도 제공한다. 적극 참여 기업에 대해선 거래소 공시 우수법인 선정과 코스닥협회 코스닥대상 시상기업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 현황과 영문 공시 여부를 점검해 거래소 홈페이지에 안내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매년 5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참여·이행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실제 투자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를 분석한 '백서'를 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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