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여파로 성장 '주춤'…'위기의 캐피탈' 신사업서 돌파구 찾는다

지난해 당기순익, 전년比 최대 30% 감소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부담…성장 가능성 큰 기금 투자 확대"

서울의 한 재건축 현장 모습.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지난해 금융지주 캐피탈사 당기순이익이 뒷걸음쳤다. 업계는 위기가 커진 PF 투자 대신 올해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사업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2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2983억원) 대비 27.4% 축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KB캐피탈 당기순이익은 전년(2171억원)보다 14% 줄어든 1865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캐피탈 순이익도 전년(1830억원) 보다 30% 감소한 1280억원에 그쳤다.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30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3033억원) 대비 소폭 늘었지만 성장 수준은 0.2%에 머물렀다.

캐피탈 업계 실적 부진엔 비용 부담이 컸다. 한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여파로 지난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컸다"며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PF란 특정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재원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기업 신용이나 재무상태가 아니라 해당 부동산 개발 사업 사업성·수익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래 현금흐름을 보고 부동산 자금을 조달하다 보니 1금융권보다 캐피탈·저축은행 등에서 주로 PF 대출이 이뤄진다.

PF 대출 부실은 대손충당금 부담을 가중시킨다. 실제로 신한캐피탈은 지난해 177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마련했다. 전년(225억원) 대비 688.6% 더 많은 금액이다. 같은 기간 KB캐피탈도 대손충당금을 2022년 1249억원에서 114.4% 지난해 2678억원으로 114.4% 확대됐다.

부동산 PF 우려가 제기되면서 캐피탈 업계는 PF보다 우량 자산으로 평가받는 자동차 사업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KB캐피탈은 이달 롯데렌탈과 자동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롯데렌탈은 KB캐피탈에서 계약이 종료된 렌터카 차량 중 일부를 인수해 중고차 렌탈·수출·경매 등으로 활용한다. KB캐피탈 장기렌터카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정비 인프라 및 차량 방문 정비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KB캐피탈이 보유한 오프라인 인증 중고차 전시장 6곳(인천·용인 2곳·김포·대구·울산)을 연계한 사업 협력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지속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캐피탈 관계자는 "1차 전지·신재생에너지 등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금융 투자를 찾아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시장 침체 속 리스크관리 강화 및 비즈니스 경쟁력 기반 안정적 성장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기업 및 투자금융은 건전성과 더불어 수익성을 고려해 내실 있는 균형 성장을 끌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