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트위터 계정 해킹까지…폭풍의 비트코인 ETF, 10일 승인되나
[비트코인 현물 ETF]SEC 공식 X(트위터) 계정에 '승인' 가짜 게시글 업로드
여전한 '10일 승인, 11일 거래' 예측…"SEC 내부 관계자 실수" 추측까지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X(구 트위터) 계정이 해킹돼 승인 소식이 잘못 업로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전문가 및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승인, 11일 거래 시작'을 점치는 분위기다.
◇SEC 공식 계정까지 해킹…가짜 승인 소식에 시장 '흔들'
9일 오후 3시(현지시간) 경 SEC 공식 X 계정에는 "SEC가 등록된 모든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ETF가 거래될 수 있도록 승인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하지만 15분 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X를 통해 "SEC 트위터 계정이 공격을 받아서 확인되지 않은 게시물이 포스팅됐다.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SEC 공식 X 계정에도 같은 취지의 해명 게시물이 업로드됐다.
문제는 해킹 해프닝이 일어난 짧은 시간 동안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 가격이 일시적으로 4만800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는 다시 4만6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선물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만큼, 해킹 해프닝이 벌어진 1시간 동안 8116만달러(약 1071억원) 규모 가상자산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에 의회 및 업계 관계자들은 SEC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빌 해거티(Bill Hagerty) 미 공화당 상원 의원은 X를 통해 "SEC가 시장을 움직이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을 경우, 의회는 그 일에 대한 해명을 필요로 한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 창업자로 잘 알려진 윙클보스 형제도 X를 통해 "오늘 SEC는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보여줬다. 시장을 조작하고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SEC 집행부에서 조만간 소셜 미디어 및 사이버 보안 팀에 해명 요구 통지를 보내고, 소송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전한 '10일 승인, 11일 거래' 예측…"SEC 내부 관계자 실수" 추측까지
이 같은 해프닝이 벌어졌음에도 업계 및 커뮤니티는 여전히 '10일 승인, 11일 거래 시작'을 예상하고 있다.
'10일 승인' 예상이 여전한 가장 큰 이유는 SEC의 해킹 해프닝을 실제 해킹이 아닌 내부 관계자의 실수로 간주하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는 X에 'ETF 승인 트윗이 어디서 나왔다고 생각하는가'라는 투표를 올렸다. 10일 오전 9시 20분 약 8300명이 참여한 상태로, 이 중 82.7%가 'SEC 내부'에 투표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실제 해킹일 경우 해커가 '승인'이 아닌 '승인 거절' 트윗을 올려야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EC 공식 계정에서 ETF 승인 거절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올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할 것이므로 해커는 선물 시장에서 '숏 포지션(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는 포지션)'을 취해 큰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EC 계정에 올라온 건 ETF가 승인됐다는 게시물이다. 따라서 내부 관계자가 게시물을 올릴 타이밍을 착각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해킹 해프닝과 관계없이 ETF 승인 날짜는 변함없을 것이란 의견도 지배적이다. SEC가 반드시 10일까지는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10일은 ETF 신청사 중 가장 먼저 신청서를 낸 아크인베스트의 ETF 승인 여부 결정 기한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90%의 확률로 10일 승인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2024 가상자산 시장 전망' 리서치에서 현물 ETF 상장이 비트코인 쓰임새의 저변을 전통 금융권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도 이날 X를 통해 "타이밍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가짜 트윗'이 바꿀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내일(10일) 승인과 목요일(11일) 거래 시작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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