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1차 고비…이번주 '추가 자구책' 설명회 연다
3일 채권자설명회…11일 워크아웃 개시 결정 전 자구책 논의
"수백명 채권자 입장 제각각…워크아웃 개시까지 험로"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오는 3일 채권단을 불러 태영건설의 자구계획과 경영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태영건설의 자구 노력을 채권단이 얼마나 받아들일지가 관건인 만큼 오는 11일 결정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1차 관문이 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3일 태영건설의 경영 상황과 자구계획, 협의회의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한 채권자설명회를 개최한다. 11일 열리는 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전 채권단에게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는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중도금대출을 포함한 태영건설의 대출보증 규모는 9조원가량이다.
산업은행은 이를 토대로 400여곳을 추려 1차 채권자협의회 소집통보를 보냈고, 이중 실제 채권이 있다고 신고한 결과를 기초로 공동관리 절차에 참여할 채권단이 구성될 전망이다.
11일 1차 회의에선 익스포저 규모를 기준으로, 채권단 75% 이상이 동의해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된다. 관건은 태영건설이 제시한 자구 노력을 채권단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다.
그간 태영건설은 1조원 이상의 자구책을 내놨다.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한 자금(2400억원) 등으로 TY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을 차입했으며, 화력발전소 포천파워 지분 보통주 전량 매각(265억원), 한국투자증권과 조성한 2800억원 펀드, 주주들로부터 받은 3000억원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달 29일에는자회사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했다.
3일 설명회에서는 태영건설의 추가 자구책도 논의될 전망이다.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서울방송(SBS), 블루원, 에코비트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미 매각하거나 담보로 잡은 계열사를 제외하면 태영그룹이 활용할 수 있는 주요 계열사는 SBS와 블루원 등이다. 시장에서는 태영 일가의 대규모 사재출연과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태영건설이 고강도의 자구책을 내놓더라도 수백개 채권 금융회사의 셈법이 제각각인 만큼 워크아웃 개시를 넘어 약정 체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자구계획을 내놓고 워크아웃을 개시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이후에도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아 시장 관계자의 불신이 상당할 것"이라며 "협약에 가기까지는 계속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영건설 사태가 다른 건설·금융권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워크아웃이란 선제적 조치 카드를 꺼낸 만큼 개시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약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에 실패하면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
계획대로 11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되면 채권단은 최장 4개월의 실사를 진행해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한다. 이 계획이 4월로 예정된 2차 채권자협의회에서 수용되면 워크아웃 약정 체결 이후 본격적인 기업 개선 작업이 가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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