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에 리플승소…미국發 호재 1·2위 휩쓸어[2023 코인 10대뉴스]①
뉴스1, 코인 투자자 6486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
현물 ETF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 상승…韓 투자자는 '리플 소송'에도 관심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올해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감에 가장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상자산 리플(XRP) 발행사 리플랩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것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뉴스1>은 블록체인 기반 투표 서비스 '더폴(The POL)'을 통해 이달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간 올해 가상자산 시장 최대 이슈는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가상자산 투자자 총 6486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1위는 '현물 ETF 기대감에 비트코인 연고점 경신'이 차지했다. △리플, SEC 상대로 일부 승소(2위)와 △빗썸 시작으로 국내 거래소 '수수료 무료화'(3위) △국회의원 김남국 코인 논란(4위)가 그 뒤를 이었다.
◇'블랙록 ETF'에 되살아난 코인 시장…비트코인 연고점 경신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크게 올랐다. 지난 10월 24일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15% 이상 오르며 3만5000달러 선을 터치했다.
'테라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으로,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이후 이달 초 4만4000달러를 넘어서며 또 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해부터 길게 이어졌던 '크립토 겨울(가상자산 하락장)'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승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현물 ETF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그동안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꺼리던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통로로 평가받고 있다.
코빗 리서치는 캐나다에서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운용자산(AUM) 추이를 참조했을 때,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200억달러(26조원) 이상이 출시 후 1년 이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자산운용사들의 '현물 ETF' 신청이 이어졌다. 지난 6월 블랙록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한 이후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 발키리 인베스트먼트 등이 ETF 승인에 재도전했다.
블랙록은 1경원 규모 자본을 굴리는 자산운용사이자 그간 576건의 상품 승인 신청 중 575건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에 그간 SEC가 수차례 거절했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이번에는 승인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무르익었다.
시장의 기대는 10월부터 본격화됐다. 블랙록이 지난 10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으로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증권식별코드를 확보하면서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블랙록의 신청서 내용을 참고한 것도 현물 ETF가 승인될 것이란 기대감을 더했다. 블랙록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할 당시 그간 SEC가 지적해온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자 보호 미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담았다.
블랙록은 '감사 공유 계약' 파트너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명시했다. 감사 공유 계약은 시장 조작을 막기 위해 거래소와 시장 거래 및 청산, 거래자 신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계약이다. 블랙록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자,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같은 내용을 신청서에 포함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했다. 이 때문에 코인베이스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반려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도 나왔다.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이 반려된 것과 관련해 SEC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에서 승소했다.
승인 여부 결정 기한이 가장 빨리 도래하는 신청 건은 아크인베스트의 비트코인 ETF 신청 건이다. SEC는 오는 1월 10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리플…3년 걸린 소송 '일부 승소'
올해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가상자산인 리플(XRP)에도 큰 호재가 있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SEC와 리플(XRP) 발행사 리플랩스 간 소송에 대한 판결이 나온 것이다. 지난 7월 리플 측이 SEC를 상대로 일부 승소하면서 XRP 가격이 폭등했다.
지난 7월 14일(한국시간)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SEC와 리플랩스 간 소송에 대한 약식 판결을 내놨다. 판결의 주요 쟁점은 가상자산 리플(XRP) 발행사 리플랩스의 XRP 판매 행위가 '증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였다.
법원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XRP가 판매된 것은 증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즉,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XRP는 증권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판매는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판결이 리플랩스의 '일부 승소'인 이유다. 법원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리플랩스의 노력으로 XRP의 가치가 오르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XRP를 구매했다. 따라서 리플랩스와 기관투자자 간 투자계약이 성립하며, 이는 일종의 증권 판매 행위로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법원의 판결이었다.
완전한 승소는 아니었으나, 일반 투자자에 대한 판매가 더 중요한 쟁점인 만큼 리플에게는 이 같은 소식이 호재가 됐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리플(XRP)을 상장 폐지할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판결 내용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토큰은 증권이 아니다. 따라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XRP를 상장 폐지할 근거는 없다. 이에 증권성 리스크로 인해 XRP를 상장 폐지했던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일제히 XRP를 재상장했다.
리플(XRP)에 오랜 기간 악재였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올해 XRP 가격은 81% 가량 올랐다. 단, 일부 승소 직후인 7월에 비해 22일 현재는 24% 가량 하락한 0.62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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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3년 가상자산 시장은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상반기 김남국 게이트, 강남 살인 사건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정치·사회 문제에 가상자산이 중심에 섰다. 하반기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른 가상자산의 가격도 함께 오르며 시장 전체 분위기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이에 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약 6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올해 가상자산 분야 10대 뉴스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