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기업대출 1년새 65조 늘었다…"고금리에 건전성 악화 우려"

대기업·중기대출 매달 꾸준히 늘어…금리는 2배 가까이 껑충
부실채권 비율 악화·법인 도산 등 中企 어려움 '현실화'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기업대출이 매달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업대출 금리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이자 부담에 신음하며 파산까지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기업대출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제기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11월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직전달 대비 4조6121억원 증가한 768조9248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은 올해 들어 매달 증가 중이다. 지난해 12월 말 703조6757억원이었던 기업대출은 11개월만에 65조원 이상 급증했다.

분야별로는 대기업대출이 138조3119억원이었다. 대기업대출 역시 △129조4044억원(8월) △132조9907억원(9월) △137조3492억원(10월)을 기록하며 매달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도 △ 618조849억원(8월) △623조3403억원(9월) △626조9667억원(10월) △630조6129억원(11월) 등 매달 꾸준히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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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업대출이 늘어난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며 은행들이 기업대출 강화에 힘쓴 결과다.

문제는 기업대출의 금리가 낮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연 5.33%였다.

대기업 금리(연 5.30%)와 중소기업 금리(연 5.35%) 모두 직전달 대비 0.12%포인트(p), 0.01%p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 2020년 말 연 2.89%에서 1년만에 연 3.37%로, 지난해 말에는 연 5.76%까지 오른 뒤 연 5%선을 상회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대출 잔액 증가와 고금리 상황은 은행 건전성 지표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한계에 내몰린 중소법인의 파산 신청도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법원통계월보 갈무리) /뉴스1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전체 부실채권 11조5000억원 중 기업여신이 9조원이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3조1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000억원 늘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0.04%p 상승한 0.53%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법인의 부실채권 비율은 0.81%에 달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지난해 대비 66.8% 늘었다. 법인 파산 대부분은 중소법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기업 고객 분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큰 것으로 전해 듣고 있지만, 한은에서도 금리 기조가 지금 수준을 이어갈 거라고 말하고 있어 고금리 기조는 더 이어질 걸로 보인다"며 "은행에서는 대손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