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작년 5월 이후 첫 4만달러 돌파…'불마켓' 시동

금리인하 기대감 뒤늦게 반영…비트코인 '장기 보유' 세력도 증가
내년 현물 ETF 승인·반감기 등 '호재' 남아…커지는 '불마켓' 기대감

가상자산 비트코인.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비트코인(BTC) 가격이 4만달러대에 진입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늦게 반영된 데다,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4일 오전 8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71% 오른 4만108달러다. '테라 사태'가 일어난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예측하기는 이르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내년 금리 인하를 예측했다. 이에 뉴욕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가상자산 시장에는 다소 늦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가상자산 불마켓(상승장)이 예측되면서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층이 늘어난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이후 중앙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3만7000개 가량이 인출됐다. 14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물량이다.

흔히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입금하는 것은 '매도'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비트코인을 출금하는 것은 개인용 지갑 등으로 비트코인을 옮겨 '장기 보유'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코인데스크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 빠져나간 것은 바이낸스의 유죄 인정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장기 보유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 수요가 늘고, 매도 압력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바이낸스가 돈세탁 등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법무부에 43억달러(5조5000억원) 규모 벌금을 내기로 합의하면서 바이낸스에서 일부 코인이 빠져나갔다. 이 때문에 전체 거래소 코인 출금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을 수 있으나, 코인을 장기 보유하려는 전략 또한 출금량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더해 이번 상승을 시작으로 '불마켓(상승장)'이 본격화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내년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비트코인 반감기 등 이미 알려진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오는 2024년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SEC는 그간 비트코인 ETF 출시를 줄곧 반려해왔으나, 시장 기대가 큰 데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까지 참전한 만큼 이번에는 '승인' 결정을 내릴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또 비트코인 반감기는 내년 4월로 예정돼 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지금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블록 하나를 생성할 때마다 비트코인 6.25개를 받을 수 있지만, 내년 반감기 이후엔 절반인 3.125개를 받게 된다. 새로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줄어들므로 공급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반감기는 흔히 '호재'로 인식된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