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과의 전쟁' 선포한 尹…고금리에 사금융 피해상담 5년만 최대
법정최고금리 20% 낮아지면서 대부업체 상위사도 '영업중단' 선언
윤 대통령 당국자에 "은닉 범죄수익 전액 환수…양형 기준 강화" 지시
- 신병남 기자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에 금융감독원을 찾아 불법사금융 뿌리뽑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이례적인 방문 배경은 연 20%로 낮아진 최고금리에 대부업체마저 대출을 중단하는 등 저소득·저신용 취약층의 피해가 크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불법사금융 피해 상담·신고는 올해 상반기 지난 5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9일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 "불법사금융을 끝까지 추적해 처단하고 불법 이익을 남김없이 박탈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빚 독촉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세 모녀 사건, 온라인 공간에서 청소년에게 소액을 빌려준 뒤 연 5000%가 넘는 이자를 요구하고 협박·폭행한 사건, 30대 여성에게 연 5200%의 살인적 금리를 요구하고 성 착취까지 한 사건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이 금감원까지 찾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데는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진 데 더해 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저소득·저신용 차주들을 어려움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7월 20% 낮아진 법정 최고금리에 따라 서민 급전창구의 마지막 보루였던 대부업체마저 최근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다. 지난해 12월 상위 대부 업체 69개사 중 13개사가 신규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피해가 늘면서 신고도 늘고 있다. 금감원이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에 상담·신고된 불법사금융 피해 건수는 6784건이다.
상반기 기준만 비교해 보면 △2019년 2459건 △2020년 3955건 △2021년 4926건 △지난해 5037건 등 지난 5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불법사금융 피해도 연간 기준으로 △2019년 5468건 △2020년 8043건 △2021년 9918건 △지난해 1만913건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편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불법사금융 실태 및 범정부 태스크포스(TF) 추진 현황에 대해 발표했고, 피해자와 상담 인력들도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각각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복현 금감원장, 윤희근 경찰청장, 김창기 국세청장 등 관련 부처 당국자들에게 불법사금융업자에 대한 대대적 세무조사와 은닉 범죄수익 전액 환수, 양형 기준 강화 등을 거듭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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