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3억원·희망퇴직금 3.8억원…'은행 돈잔치' 또 도마위
은행연합회, 2022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 발표
시중·인터넷·지방·특수은행 모두 연봉 '억' 소리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겼다. 평균 희망퇴직금도 3억5000만원에 달했다. 외국계 은행은 임원들의 평균 연봉이 4억원을 넘겼으며, 인터넷전문은행 중에는 카카오뱅크 임원들이 스톡옵션을 포함해 7억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1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은행 임원 평균 연봉은 3억1085만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333만원이었다. 평균 희망퇴직금도 3억7831억원이었다.
이번 보고서 작성 대상 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씨티은행(시중은행) △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지방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인터넷전문은행) △NH농협·IBK기업·SH수협은행(특수은행) 등 18곳이다.
은행권의 '억대 연봉' 공개로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비판과 당국의 '이자 장사' 지적 등 정부와 정치권의 은행에 대한 공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대 은행 직원 평균연봉 1.1억원…희망퇴직금은 3.5억원 수준
가장 규모가 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의 직원 1인당 연봉은 약 1억933만원이었다. 평균 상여금은 3080만원이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억1424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나 △국민(1억1235만원) △신한(1억955만원) △농협(1억605만원) △우리(1억449만원)으로 다른 은행들도 큰 차이가 없었다.
희망퇴직자 퇴직금도 평균 3억5548만원으로 집계돼 연봉과 퇴직금 모두 억대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임금피크 편입 후 정년 도달까지 수령할 급여, 근속 연수 등을 감안해 퇴직금을 산정하고 있다.
희망퇴직금 역시 하나은행이 4억79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은 약 25개월분의 특별퇴직금에 임금피크 편입까지 잔여기간에 따라 가산한 금액을 희망퇴직금으로 산정하고 있다.
나머지 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이 2억9396만원으로 제일 적었으며, △국민(3억7600만원) △우리(3억7236만원) △농협(3억2712) 등 다른 은행들은 3억원대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희망 퇴직자 수는 총 2357명이었다.
◇'스톡옵션 포함' 카뱅 임원 7.5억원 상당 수령…토스뱅크도 평균 연봉 1억원↑
인터넷은행 중 카카오뱅크가 눈에 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들은 지난해 7억5123만원, 직원들은 1억2547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카카오뱅크 측은 "카카오뱅크만 상여에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근로소득에 포함되어 있다"며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의 차익을 계산한 것으로, 실제 회사가 직원에게 금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는 스톡옵션 행사이익 없이도 직원 연봉이 1억1314억원으로 1억을 넘겼다. 임원 평균 연봉도 2억5398만원이었다. 케이뱅크는 임원 연봉 1억6274만원, 직원 연봉 8617만원을 기록했다.
◇SC제일·씨티 임원 연봉 5대 은행보다 높아…지방은행도 직원 연봉 1억 수준
외국계 은행과 지역 은행 역시 억대, 또는 이에 준하는 연봉을 받았다. 특히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임원 연봉이 5대 시중은행 수준을 훌쩍 넘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지난해 임원 연봉이 각각 4억9004만원, 4억4710만원을 기록했다. 5대은행 임원 연봉 평균인 2억9806만원과 1억원 이상 차이나는 금액이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씨티은행은 직원 희망퇴직금도 6억435만원에 달해 전체 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방은행 연봉 규모도 만만치 않았다. 지방은행 중 가장 높은 부산은행의 임원 평균 연봉은 2억6574만원을 기록했으며 제주은행(1억2602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광주, 전북, 대구, 경남은행도 2억원대의 임원 연봉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중 경남은행의 임원 평균 퇴직금 규모는 2억6590만원으로, 전체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지방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시중은행 못지않았다. 부산은행(1억1080만)과 경남은행(1억699만원)은 1억원이 넘었다. 제주은행(8412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은행들의 직원 평균연봉도 9400만~9700만원 사이로 1억원에 가까웠다.
◇억대 평균 연봉·퇴직금 드러난 은행권…이자 장사 후폭풍 우려에 긴장
은행권은 이번 보고서로 공개된 연봉·퇴직금 규모로 은행 '이자 장사' 논란 가중 등 후폭풍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은행권의 과도한 이익추구를 비판한 바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보고서 도입이 결정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성과를 공유하는 간담회가 열린 지난 4월 "은행권이 손쉽게 예대마진으로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미래에 대한 충분한 대비 없이 당장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모습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라고 지적한 바 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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