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서비스 중단' 델리오, 3년 전에도 코인 발행 후 일방적 '사업 종료'

고객 출금 막은 델리오, 웹호스팅비 미납으로 전체 서비스 중단 예고
3년 전 코인 2가지 발행 후 사업 접기도…투자자 피해 '여전'

델리오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두 달째 이용자들의 출금을 막은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치 업체 델리오가 서비스 중단을 예고했다. 사업을 접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과거 델리오가 두 차례 코인을 발행한 후 특별한 공지 없이 프로젝트를 중단한 사실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델리오는 지난 2019~20년 각각 델리오(DLO), 두카토(DUCATO) 등 두 차례에 걸쳐 코인을 발행한 뒤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시킨 바 있다. 현재 두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사실상 사업을 접은 상태다.

◇델리오, "'웹호스팅비' 못 내서 서비스 중단" 예고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델리오는 오는 11일 이후 웹 및 모바일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델리오는 지난 8일 공지를 내고 "회생법원의 보전 처분 결정으로 각종 비용 사용은 사전에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회사 운영에 필요한 웹호스팅, 인건비 및 기타 필요한 경비에 대해 회생법원에 사용 허가를 요청했지만 아직 미승인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델리오 이용자 95명은 지난 6월 말 서울회생법원에 델리오의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델리오에 대한 보전처분을 결정하고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델리오는 법원의 허가가 늦어지는 탓에 웹호스팅비가 미납 상태라며 "서비스 이용료를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으면 오는 8월 11일 서비스가 정지된다"고 했다.

이어 "웹호스팅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델리오의 웹,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델리오의 모든 대고객 서비스와 회사 운영관리 시스템 사용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웹호스팅 업체에 요청하고 있으나, 11일 이후엔 서비스 중단이 예상된다고 예고했다.

이에 이용자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피해 자금 규모, 자금 상환 계획 등을 전혀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까지 모두 중단할 경우 맡긴 가상자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 확률은 더욱 낮아지기 때문이다. 델리오 측은 회생 절차에 따른 법원 심문에서도 피해 규모나 채권자 수 등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또 델리오는 이미 보전처분 결정 및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진 이후에도 빗썸으로 가상자산을 보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델리오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정작 필요한 기업활동인 웹호스팅비 납부는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델리오 관계자는 "법원에 요청한 웹호스팅비 사용 허가를 일부 회생 신청자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허가가 나지 않아 납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과거 코인 발행 후 사업 중단…논란 재점화

피해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델리오가 과거 두 차례 코인을 발행한 후 사업을 접은 사실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델리오는 지난 2019년 상거래 결제용 토큰이라는 명목으로 회사명과 같은 델리오(DLO) 토큰을 발행한 바 있다. 당시 글로벌 거래소 아이닥스 등에 해당 토큰을 상장하고, 관련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을 벌였다.

같은 해 7월에는 자회사 '델리펀딩'을 설립하고, 델리오 토큰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해주는 사업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대부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019년 11월 델리오 토큰이 상장됐던 아이닥스 거래소의 대표가 거래소 및 고객 자산을 들고 잠적한 탓에 델리오 토큰도 자연스레 사업이 중단됐다.

델리오 관계자는 "아이닥스 사건이 터졌을 당시 DLO 토큰 구매자들에게 환불 등 보상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피해는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델리오는 자회사 '델리오 블루'를 통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만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해주는 사업을 했으나,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VASP) 영업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중단했다.

한 차례 코인 발행에 실패했지만 델리오는 멈추지 않았다. '디파이(탈중앙화금융) 토큰'이라는 명목으로 지난 2020년 두카토(DUCATO)를 발행했다.

델리오가 두카토 코인 발행 당시 사용한 홍보 이미지.

하지만 델리오는 지난 2021년 8월 보관 중이던 두카토 코인 390만개를 분실했다. 당시 가격으로 약 550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유출 당일 1만4000원대였던 두카토 코인 가격은 하루 아침에 1000원대로 하락했다.

이후 두카토 코인 분실의 책임 소지를 두고 경영진 간 다툼이 벌어졌고, 이 다툼으로 인해 두카토가 주로 거래되던 코인원에서 상장 폐지됐다.

당시에도 델리오는 투자자들의 두카토 코인 출금을 막아 피해를 키우기도 했다. 델리오의 두카토 관련 마지막 공지는 일시 중단했던 두카토 출금을 다시 지원하겠다고 밝힌 2022년 1월 공지다. 당시 코인 가격은 크게 떨어진 뒤였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쯤 국내 가상자산 업계 '큰 손'이나 기관투자자들에게 델리오의 두카토 코인을 구매하라는 권유가 많았다"며 "이전에도 코인 발행을 하고 의미없이 프로젝트를 중단해버린 사례가 있었는데, 현재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델리오 관계자는 "코인원 상장 폐지 당시 경영진 다툼이 있었던 것은 맞으나 그 과정에서 당시 이동혁 대표가 이끌던 두카토 재단이 델리오를 몰아낸 것"이라며 "두카토 토큰을 판매 및 영업한 것은 두카토 재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 델리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수리한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비판이 따른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같은 형식적인 부분을 심사하는 것 외에도 과거 행보 등 업계 전반에서의 이력을 들여다봤어야 한다. 코인 발행 사실이나 판매 영업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