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發 규제 가능성·中 GDP 하회…비트코인 3800만원대로 밀려[코인브리핑]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 "리플 소송 판결, 기쁘면서도 실망스럽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리플 소송, 코인베이스에 긍정적 영향"
- 박현영 기자
◇비트코인 약보합…규제 가능성·중국 GDP 성장세 둔화 등 영향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주 상승 흐름을 보였던 비트코인(BTC)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전날 한때 3만달러 지지선도 무너졌으나, 현재는 3만달러를 회복한 상태다.
18일 오전 9시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0.42% 내린 387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국제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0.28% 떨어진 3만152달러다. 17일 한때 2만9000달러대까지 밀렸으나 현재는 3만달러 지지선을 회복했다.
가격 약세에는 규제 가능성과 중국 발(發) 거시경제 리스크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4일(한국시간) 가상자산 리플(XRP) 발행사 리플랩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상대로 일부 승소했으나, 미 법원은 가상자산의 증권성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내놓지 않았다.
해당 판결은 리플랩스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XRP를 판매한 행위에 대해서 판단한 것일뿐, XRP의 증권성 자체를 판단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상자산의 증권성과 관련한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거시경제 관련 지표도 비트코인 가격에 악영향을 줬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3%로 둔화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아시아 지역 테더(USDT) 프리미엄이 하락했다. USDT는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주자다.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중국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수요를 나타내는 일종의 지표 역할을 한다. 중국 내 가상자산 투자는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어, 중국 개인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거래 시 기축통화 역할로 쓰이는 테더를 적극 활용한다. 따라서 중국 내 투자 수요가 높아지면 테더에 붙는 프리미엄도 상승한다. 현재 테더 프리미엄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리 겐슬러 "리플 판결, 기쁘면서도 실망"
게리 겐슬러 미 SEC 위원장이 '리플 소송' 판결과 관련, "기쁘면서도 실망스럽다"는 복합적인 심경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겐슬러 위원장은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리플 판결 중) 기관투자자 관련 판결은 기쁘지만, 개인투자자 관련 판결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한국시간)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SEC와 리플랩스 간 소송에 대한 약식 판결을 내놨다. 판결의 주요 쟁점은 가상자산 리플(XRP) 발행사 리플랩스의 XRP 판매 행위가 '증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다. SEC는 지난 2020년 말 XRP를 증권으로 보고, 리플랩스의 XRP 판매 행위가 '미등록 증권 판매'로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XRP가 판매된 것은 증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즉,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XRP는 증권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반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XRP가 판매된 것은 증권법 위반이라고 했다. 법원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리플랩스의 노력으로 XRP의 가치가 오르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XRP를 구매했다. 따라서 리플랩스와 기관투자자 간 투자계약이 성립하며, 이는 일종의 증권 판매 행위로 증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법원의 판결이다.
◇캐시우드 "리플 판결, 코인베이스에 긍정적 영향"
'돈나무 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리플 소송 판결이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드 CEO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앞서 아크인베스트는 리플 판결 영향으로 '가상자산 테마주'인 코인베이스 주가가 상승하자 5000만달러 상당 코인베이스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미 법원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XRP가 판매된 것은 증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따라서 SEC가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를 기소한 근거는 약해졌다. 앞서 SEC는 이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일부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하고, 거래소들이 '미등록 증권'의 거래를 지원했다며 증권법 위반을 주장한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토큰은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으므로 거래소들이 증권 거래를 지원했다는 주장도 효력을 잃은 셈이다. 이에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들도 '호재'를 얻게 됐다.
◇살아난 코인 투자 수요…크립토탐욕공포지수 '탐욕'
비트코인 가격은 약보합세이지만, 리플 판결 영향으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자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18일 가상자산 데이터 사이터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른 크립토탐욕공포지수는 전날보다 2포인트 상승, '탐욕' 상태로 올라섰다. '중립' 상태를 줄곧 유지했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투자 수요가 살아났음을 알 수 있다.
크립토탐욕공포지수는 0에서 100까지의 수치로 가상자산 시장 투자 수요를 나타낸다. 100포인트인 '극단적 탐욕' 단계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높다는 의미다.
지난주 리플 판결 이후 폭등했던 XRP 가격은 현재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으나, 여전히 한 주 전에 비해선 55% 가량 오른 가격을 유지 중이다. XRP처럼 SEC에 의해 '증권'으로 분류됐던 솔라나(SOL)는 지난주에 비해 26%, XRP의 '자매 코인'으로 알려진 스텔라(XLM)은 2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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