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막고 '불통' 하루인베스트, 이용자 '피해 인증' 사흘만에 1000억원
피해 이용자들, '대표단' 꾸리고 '피해 인증' 받아…사흘만에 350명 인증
'인증 대기자'도 1000여명…피해 규모 더 불어날 듯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주째 출금을 막고 있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가 이용자들의 문의에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자금이 묶인 피해 이용자들끼리 '대표단'을 구성, 임원진이 '피해 금액 인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인증을 받기 시작한 지 사흘만에 피해자 350여명이 모였으며 이들의 피해 금액은 약 10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 완료를 대기 중인 피해자도 1000여명으로, 인증 절차가 완료되면 피해 금액은 훨씬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금액 수천억원대 예상…해외 이용자도 다수
2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하루인베스트에 자금이 묶인 피해 이용자들은 지난 20일 '하루인베스트 정상화를 위한 대표단(이하 대표단)'을 꾸리고 회사 측에 성명문을 보내는 등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부터는 실제 피해 이용자들만의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자 '피해 금액 인증'을 받기 시작했다. 26일 기준 인증 절차를 완료한 피해자는 350여명이며 하루인베스트에 묶인 이들의 투자금액은 약 1030억원에 달한다.
금액은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증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대기자'들도 1000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인증 완료자보다 대기자가 많은 만큼, 피해 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표단장은 <뉴스1>에 "대표단 임원진이 열 명이라 인증이 빠르게 진행되기 힘든 면이 있다. 대기 중인 피해자가 1000명 정도라 피해 금액은 훨씬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는 국내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하지 않기 위해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고, 해외를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외에도 상당수의 피해 이용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단장은 "미국, 남미 등 해외 이용자들 간의 피해자 모임도 있다"며 "해외 이용자 모임과도 소통하며 구체적인 피해 금액을 추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인베스트 '묵묵부답' 일관…피해 규모도 안 밝혀
이용자들이 피해 금액 추산에 직접 나선 까닭은 하루인베스트 측이 소통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전체 피해 규모 및 피해자 수 등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해왔으나, 하루인베스트 측에선 현재까지 그 어떤 자료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하루인베스트는 지난 22일 공지를 통해 "아직 사실관계 조사 중에 있어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며 "우선 비앤에스홀딩스(B&S홀딩스)를 상대로 한 법적 조치부터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가 지난 13일 돌연 출금을 중단한 이유는 '파트너사'였던 가상자산 트레이딩(매매) 기업 B&S홀딩스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하루인베스트는 B&S홀딩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과의 소통은 '뒷전'이 된 것이다.
대표단 측은 "대표단 안내문을 회사로 보내고 소통을 간절히 원했으나 전혀 응대가 없는 상황"이라며 "전직원 해고 통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만 지속하고 있고, 이는 사업 의지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보상안과 복구 계획을 설명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하지만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는 피해 사실을 숨기기에만 급급하고, 13일부터 현재까지 나온 6번의 '일방적 공지'에는 B&S홀딩스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만 있을 뿐, 보상안에 관한 언급은 일절 없다"고 토로했다.
하루인베스트는 이달 26일까지 이용자들의 문의에 답변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단에 따르면 피해를 인증한 이용자들 중 현재까지 하루인베스트로부터 답변을 받은 이용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단장은 "(약속한 26일이 도래했는데) 아직도 답을 받은 사람이 없다. 이용자들은 무한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루인베스트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니 피해자 차원에서 피해 규모라도 파악하자는 취지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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