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찾아 발로 뛴 금감원장…은행들 금리인하로 '화답'
국민·부산·하나은행 잇따라 방문…은행들 금융지원책 쏟아내
이복현 원장, 은행 방문 이어질 듯…금리인하 확산 예고
- 국종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주요 은행 현장을 잇따라 직접 찾아 나서면서 은행권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빚 부담이 커진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기 위해서다.
이 원장의 유화적인 제스처에 그동안 '성과급 잔치' 질타 여론으로 맘고생 했던 은행권은 즉각 금리인하 등 취약층 지원책을 쏟아내며 화답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을 방문해 국민은행의 상생금융 확대방안을 격려하고 소상공인, 가계대출 차주 등 금융소비자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이 원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위험 부담을 은행권 등 금융권에서 안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들에게 다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제일 핵심적인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규율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은행권이 어려울 때 국민들과 소비자를 위해서 노력해왔던 경험들이 있기에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다음 주부터 신용대출 등 전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하하는 차주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이자 경감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제2금융권 대출 전환 상품인 KB국민희망대출(5000억원 규모)도 이달 출시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국민은행이 가계대출 전 상품에 걸친 대출금리 인하를 높게 평가한다"며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으며,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흘러가지 않고 진정성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은행권에 재차 당부했다.
이 원장은 하루 앞선 8일에도 아침 일찍 KTX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 부산은행 본점을 방문해 지역 산업계 대표, 상인·소상공인 등 부산·경남지역 금융소비자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부산은행도 판매 중인 주택·전세·신용대출 전 상품의 신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총 1조6929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내놨다. 4월 중엔 기존 대출 차주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를 실시하기로 했다.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취약층의 빚 부담을 덜기 위해 'BNK 따뜻한 상생 대환대출' 신상품도 출시한다.
이 원장은 지난달 23일에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을 찾아 하나은행의 차주 우대 대출상품 시판을 격려하는 한편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표, 금융·소비자 전문가 등과 만나 최근 고금리로 인한 금융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하나은행은 당시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신규 취급 금리를 최대 1%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약 4만명이 금리인하 혜택을 받게 됐다. '햇살론15' 상품에 대해 대출취급 시점부터 1년간 대출잔액의 1%를 캐시백해주는 '이자 캐시백 희망 프로그램'도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복현 원장이 은행권의 금리인하 동참을 더 독려하기 위해 조만간 다른 은행들도 방문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은행들의 금리인하 및 취약차주 지원 움직임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