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연 4%, 적금 10% 시대…'뭉칫돈' 은행으로

신한·우리·하나 등 시중은행에서도 연 4%대 정기예금 등장
예금금리 연내 5%대까지 오를듯…은행으로 '역머니무브' 가속화

서울의 한 은행 영업창구 모습.ⓒ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저축은행에 이어 주요 시중은행에서도 연 4%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영향으로 시장금리·기준금리가 뛰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연 10%대의 고금리 적금도 출시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하나의 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p) 인상했다. 이에 따라 만기 12개월의 경우 적용금리가 연 4.15%, 만기 24개월은 연 4.00%로 올랐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35%의 이자를 제공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 정기예금(12개월) 금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도 최고 연 4.25%,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 정기예금'은 연 4.07%로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전날부터 정기예금 7종 및 적립식예금 20종의 금리를 최대 0.4%p 추가 인상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도 최고금리가 연 3.91%로 4% 진입을 목전에 뒀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 후 수신금리를 올리거나, 일부 예·적금 상품은 시장금리와 연동해 금리가 오르게 설계돼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예·적금 금리도 함께 오르는 것이다. 또한 지난달부터 금융권 예대금리차 비교공시가 시작되면서 은행들은 시장금리 상승분을 예금금리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선 연 10%대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적금도 등장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한국야쿠르트(hy)와 제휴해 최고 연 11%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을 선보였다. 적금 만기 5영업일 전까지 한국야쿠르트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에서 20만원 이상 결제 시 연 8.0%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한 달에 3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고 연 10% 금리를 주는 '웰뱅워킹적금'을 내놨다. 6일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1만좌가 판매됐다. 가입기간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최대 8%의 우대금리를 받는 구조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룰렛 결과에 따라 최고 연 10%의 금리를 주는 '코드K 자유적금'을 선보였다.

수신금리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인상도 예고함에 따라, 한은 역시 연내 두 차례(10월·11월) 남은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넘어서는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으로 쏠렸던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돌아가는 '역 머니무브' 현상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68조5434억원으로 한 달 새 18조원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개월간 78조원 넘는 돈이 은행으로 몰렸다.

jhk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