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마이데이터 시대]⑤ 서비스 미리보기는 '유럽'에서

디지미·마이덱스 등 다양한 플랫폼 출시…금융 정보로 재무관리까지
구글 애플 대항 차원 법 제정했던 유럽…지금은 전세계 선도

편집자주 ...오는 8월이 되면 우리 생활에 또 한번 큰 변화의 바람이 분다. 은행·보험·카드 등 곳곳에 흩어진 자신의 신용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린다. 일반 개인들도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양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금융회사와 빅테크기업으로선 기회이자 위기다. 몇달 앞으로 다가온 마이데이터 시대를 점검해 본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오는 8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앞두고 해외 주요 국가의 마이데이터 정책과 활성화된 주요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한 만큼 국내 이용자가 누릴 수 있는 여러 서비스를 간접적으로나마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방향을 고심 중인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이데이터 개념이 탄생하고 처음으로 입법화가 이뤄진 곳이 유럽연합(EU)이다. 2010년대에 구글, 애플, 유튜브, 페이스북 등 미국의 대형 업체들에 개인의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내준 유럽 내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마이데이터에 대한 법제화가 추진됐고 2018년 5월부터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EU 내 모든 회원국에서 시행했다. 마이데이터의 시작은 데이터를 활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미국의 대형 업체를 제재하려는 수단이었던 셈이다.

EU는 이후 지급결제서비스 지침 개정안(PSD2)도 마련했다. GDPR 개인정보 처리요건인 사용자 동의에 근거해 개인정보 이동권을 금융 산업에 적용한 지급결제 서비스 지침이다. 정보 주체인 개인이 동의하면 은행과 같은 계좌기반 지급 서비스 사업자가 보유한 고객 계좌정보와 금융정보에 대해 제3자 지급 서비스 제공자의 계좌접근을 허용한 것이다. GDPR로 산업 전반에서 개인의 정보결정권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PSD2로 개인정보 이동권을 금융산업에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PSD2 제정으로 제3자 지급 서비스 제공자는 금융사가 독점해왔던 고객 금융정보를 활용, 통합조회분석 서비스, 자금 결제 업무 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영국도 EU의 PSD2 시행에 대한 대응으로 마이데이터의 금융 영역인 자체 오픈뱅킹 정책을 의무화했다. 영국은 2018년 오픈뱅킹 스탠더드 3.0을 발표, 오픈 API 표준안을 마련했다. 영국은 세계 최초로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오픈뱅킹을 시행했고 EU와 달리 금융상품 정보도 모두 개방했다.

유럽은 현재 전 세계에서 마이데이터를 선도하고 있다. 법제화가 이뤄진 후 유럽 내에선 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가 여럿 등장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로 개인의 디지털 정보를 관리하는 개인 인증 사업이나 데이터를 수집·저장·공유하는 개인 데이터 저장 서비스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개인 데이터를 분석, 의미있는 정보와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마이데이터 기업으로는 디지미(Digi.me)가 꼽힌다. 디지미는 2009년 영국에서 설립된 개인 데이터 저장소(PDS) 사업자다. 개인의 정보를 단일 플랫폼에서 수집·관리·활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표방한다.

디지미가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금융, 소셜, 의료,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정보 등이다. 금융 정보의 경우 주요 은행의 거래내역뿐 아니라 카드사 거래내역까지 모두 취합할 수 있다. 디지미 사용법은 간단하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디지미를 통해 수집하는 개인 데이터 저장 위치를 선정할 수 있고 관리하고 싶은 정보를 취합, 디지미가 제휴한 앱을 기반으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합자산관리서비스(PFM) 앱인 메니가(Meniga)는 개인과 기업의 재무관리를 비롯해 다계좌 통합관리 등 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출 카테고리에 따라 최적의 카드 상품을 추천해주며 고객이 과소비하면 경고도 한다.

영국 정부가 인증·운영하는 클라우드 방식의 플랫폼 마이덱스(Mydex), 개인 데이터의 사용조건과 동의 내역 등을 관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앱인 코지(Cozy),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지갑 서비스인 조로콤(Jolocom) 등도 마이데이터를 영위하는 대표적인 유럽의 핀테크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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