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은행에 돈 남아 도는데 웬 저축캠페인
-금융위, 저축률 급감에 저축캠페인..재산증식 정보 제공 및 은행 예대 구조 다변화차원
-은행권 자금 굴릴 곳 없는데 돈 들어와도 걱정
금융권이 저축캠페인에 나선다. 한국 가계 저축률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떨어지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저축에 대한 홍보를 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가 주도했고 주요 금융협회가 동참했다.
저축캠페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삐딱하다. 은행이나 보험사들은 저축을 많이 받으면 부담이다. 자금을 굴릴 곳이 없다. 예금만 많이 받았다가 자산운용을 제대로 못하면 역마진이 우려된다.
가계는 돈이 없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많지 않아 저축할 여력이 없다. 기업에만 돈이 쌓여 있고 가계엔 돈이 없다.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저축보다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저축캠페인이 진행된다. 효과는 미지수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등은 오는 8일부터 이틀간 주요 기차역 및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주요 저축상품을 홍보하는 저축캠페인을 벌인다. 최근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호금융은 저축캠페인에 빠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서민들에게 재산증식의 방법을 알려주고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저축률을 끌어올려 가계 소득에 안전판을 마련토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설전후 서민금융 지원 방안을 하나로 저축캠페인을 내놓았다. 각종 금융 상품에 대한 안내문 10만장을 배포할 예정이다. 재형저축이나 노후 대비를 위한 세제 혜택 금융 상품등에 대한 안내문을 나눠줄 예정이다.
한국 총저축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4%로 198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특히 개인저축률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개인저축률은 지난 1988년 18.7%를 보였으나 2011년엔 4.3%까지 낮아졌다. OCED 평균 개인저축률 6.9%에 비해서도 낮다. 이같은 저축률은 조금이라도 높여보자는 게 저축캠페인의 취지다.
저축캠페인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금융권 입장에선 저축을 많이 받아 봤자 득 될게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을 많이 받을 수록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며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문제지 예금을 확대하는 것은 오히려 부담이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예금을 받으면 대출이나 채권 투자 등으로 운용해 이자를 돌려주게 된다. 최근 가계 부채가 심각해지면서 대출 확대는 여의치 않다. 기업 대출도 대규모 시설 투자가 없어 확대하기 어렵다. 최근 이뤄지는 신규 대출 대부분은 운전자금이 대부분으로 경기 상황에 따라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저비용성 입출금식 예금을 확보하면 좋겠지만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 등 고비용 예금을 확보하면 자금 운용에 부담이 된다"며 "자칫 운전자금용으로 대출을 늘렸다간 부실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고채 금리도 2%대로 떨어져 채권으로 운영할 경우 역마진에 노출된다"며 "지금은 저축캠페인을 통해 예금을 늘릴 시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탐탁치 않다. 소득이 없는 데 저축을 하라고 독려해 봤자란 얘기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0년간의 가계 소득은 연평균 2.4% 증가한 반면 기업 소득은 16.4% 증가했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하며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급감했다. 기업은 돈을 쌓아놓고 있는 반면 가계는 빚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하루하루 살기도 빠듯한데 사람들이 저축할 돈이 없다"고 지적했고 다른 네티즌은 "있는 적금도 해약해 빵 사먹는데 쓰는게 낫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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