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탄핵 부결' 첫날 금융 안정에 안간힘…시장은 '블랙먼데이'
탄핵 부결 후 첫날 대응 회의 잇달아 개최…"책무 다하겠다" 강조
금융지주 회장들도 '리스크 점검' 강조…증시·환율, 공포 직격탄
- 김현 기자, 박동해 기자, 김도엽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현 박동해 김도엽 김근욱 기자 =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이후 첫 금융시장 개장일인 9일 대응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고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시장 안정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증시는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등 좀처럼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치적 상황의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이 더욱 긴밀한 비상 공조·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또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준비된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기로 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이날 이 원장을 비롯해 5대 금융지주회장, 정책금융·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금융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과제를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정치상황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도 경제팀이 총력을 다해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러한 기조하에 금융당국은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부문의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흔들림 없이 주어진 책무를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 발표했던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 △증권금융의 외화유동성 공급 등 시장안정 조치의 적기 시행은 물론,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조치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한 시스템 구축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금융부담 완화 △실손보험 개혁 등 금융정책 현안을 당초 일정과 계획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금융지주회장들을 향해 '중추적 역할'을 상기시키면서 "금융자회사들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자금운용에도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지주사는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 최전방에 있다"라며 "외국계 금융사·투자사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은 물론 우리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에 대해서도 적극 소통해 달라"고 부탁했다.
회의에 참석한 금융지주회장들은 회의 참석 전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는 금융 자회사 등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 "계속 상황을 워치하고 있다", "(외)환 리스크 등 더 걱정되는 부분이 없나 논의해보겠다"고 비상대응 체계 가동을 이어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원장은 이날 별도로 금감원에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그간 감독당국이 중점을 둔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금투세 폐지 등 규제선진화 등을 한치의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최근 국내 정치상황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니 금융안정과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금융당국 수장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탄핵안 부결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이른바 '블랙먼데이' 공포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2.12p(2.56%) 하락한 2366.04을 가리키며 선방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5% 가까이 급락하며 630선 밑으로 내려왔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1.58포인트(p)(4.78%) 하락한 629.75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20년 4월 24일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630선이 붕괴된 수치다. 개인이 2309억 원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도 전 거래일(1419.2원) 대비 15.5원 오른 1434.7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6.8원 상승한 1426원으로 개장해 한때 1430원을 찍었다가 오전 11시 기준 1429~1430원 내외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급상승세를 타면서 1438.2원에서 고점을 찍은 뒤 1435원 선을 횡보하고 있다.
1438.2원은 주간 거래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0월 25일 1444.2원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시작가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11월 4일(142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야간 거래 포함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30원을 넘은 것은 지난 3일(1442원) 비상계엄 선포 이후 처음이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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