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 또 1주일 연장…차기 행장 이달말 발표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 두 번째 기간 연장…29일까지
손태승 사태 관련 압박수위 높아져…금주중 은행장 발표될 듯
- 김현 기자,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김지현 기자 =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기간을 일주일 추가 연장한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올해 연말 임기를 마치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대신할 새 은행장 후보를 이르면 금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2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기간을 1주일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검사가 이달 말(업무일로 29일)까지 1주일 연장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부터 정기검사에 착수한 금감원이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검사 기간을 연장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금감원 검사팀은 정기검사를 6주간 진행해 지난 15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검사 진도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지난 22일까지 1주일간 연장한 바 있다.
금감원은 첫 번째 연장 당시 자본비율과 자산건전성을 비롯,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지배구조 등 전반적으로 다 확인하는 과정에서 뒷정리를 하는 데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었다.
금융업계에선 이번 추가 연장이 우리금융 이사회가 새로운 우리은행장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과 맞물려 이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병규 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고심해 왔지만, 최근 '연임 불가' 판단을 내리고 새로운 은행장 후보를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조 은행장은 자진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7월부터 은행을 이끌어왔다는 점 등을 들어 연임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조 은행장의 신분도 피의자로 전환되는 등 여파가 지속되면서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 은행장을 교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사회의 이같은 결정엔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와 함께 금감원의 정기검사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인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우리금융 이사회로선 금감원의 검사기간 연장이 조 행장 교체 필요에 대한 압박감을 더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현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해 왔다.
특히 경영실태평가 등 이번 정기검사 결과는 현재 우리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추진시 자본비율 관리나 적정성 등에 있어 리스크가 없는지 금융당국이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만약 우리금융 이사회가 조 행장 연임을 고수할 경우, 이는 직·간접적으로 정기검사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나아가 우리금융의 신사업 추진까지 무산시키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자칫 아직 1년 넘게 임기가 남아 있는 임 회장의 거취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35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줬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를 넘겨받은 검찰은 수사를 통해 추가로 70억∼10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부당대출 과정에 손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서울남부지법 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손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26일 오후 2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조 행장은 부당대출 과정에 직접 연루되진 않았지만 사후에 위법사실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 등에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으며 피의자로 전환된 상태다. 검찰은 임 회장의 연관성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당국의 수장인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전날(2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 방송에 출연,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엄중한 인식 하에 필요한 조치가 있을 경우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검찰과 금감원에 이어 금융당국 수장까지 우리금융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셈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달 말 차기 은행장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차기 은행장 후보 발표가 이같은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차기 은행장 후보군으로는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집행 부행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 부행장과 유 부행장은 상업은행, 정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정 부행장은 임 회장과 런던에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범석 국내영업부문 부행장과 기동호 기업투자금융부문 집행부행장도 하마평에 각각 이끄는 김범석 부행장과 기동호 부행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기 부행장은 평화은행 출신으로, 한일·상업은행의 계파 갈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더해 조 은행장과 지난 행장 선임 과정에서 경쟁했던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등도 후보군에 올라 있는 상태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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