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저축은행업권과 간담회…"PF대출 철저한 건전성 관리" 강조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6번째 일정…"저축은행, 신뢰 문제 직면한 엄중 상황"
"부동산PF·수도권 대출쏠림 해소하고 서민금융공급기관 역할 회복해야"

김병환 금융위원장. 2024.9.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6일 저축은행권에 철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전성 관리와 본연의 지역·서민금융 공급기능 회복 등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비롯해 8개 저축은행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저축은행의 당면한 위기극복을 통한 시장신뢰 제고와 본연의 지역·서민금융 공급기능 회복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

이번 간담회는 김 위원장이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에 나선 이후 6번째 일정이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저축은행이 최근 부동산 PF 문제로 인한 시장의 경영건전성에 대한 우려 등 신뢰의 문제에 직면한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축은행 업계가 자체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그간 정부가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 기조 하에 관련 대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오면서 부동산 PF의 연착륙 상황이 예측가능하고 관리가능한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저축은행 업계에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은 원칙적으로 6개월 내 경·공매 등을 통해 조속히 정리하는 등 사업성 평가결과 등에 따라 마련한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이행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가능성에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에도 각별히 신경 써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선순환과 신뢰회복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지역경제 침체와 더불어 대출자의 상환능력 악화로 리스크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역·서민금융공급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애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어려움이 그동안 본연의 역할수행을 위한 혁신노력보단 부동산 경기에 기대어 손쉬운 선택을 한 결과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평가역량 등 본연의 역할수행을 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급격한 디지털 전환 등 영업환경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저축은행 업계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PF와 수도권 중심의 대출쏠림을 해소하고 서민금융공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선 업계 스스로가 신용평가 등 영업역량과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노력, 비대면 영업채널 확대 등 비용구조 개선과 판매채널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한 개별회사의 노력과 함께 저축은행중앙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뒤 "정부도 저축은행 업권의 근본적인 혁신 노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저축은행업계가 주기적인 신뢰위기를 겪지 않도록 부동산 PF 등 특정자산 쏠림으로 위기가 반복되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신속한 위기극복과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 회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이 시장 안정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신속히 할 수 있는 것부터 적극 추진해 나가는 한편, 지역·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등 환경변화 등에 따른 저축은행의 포지셔닝 재정립과 이를 위한 제도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업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 업권도 2008년에 이어 부동산PF로 인한 저축은행 위기가 반복된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며 저축은행의 건전성 문제가 금융시장 안정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 지역·서민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통한 수익 창출과 영업 기반 강화에 집중하겠다면서 이를 위한 제도개선 사항도 함께 건의했다.

이희수 신한저축은행장은 사잇돌2 대출은 중금리 상품이나 적격대상이 저신용차주에 집중돼 있어 공급확대가 어려운 점과 햇살론에는 다른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금융상품과 달리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 산정 시 인센티브가 부여되지 않은 점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다.

김정수 에큐온저축은행장은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이 강화돼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올해 7월 시행된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규제로 저축은행들은 저신용자가 많은 다중채무자에 대한 자금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중소형 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독려하고 신용평가역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중앙회가 중심이 돼 금융상품 비교플랫폼, 중저신용자 맞춤형 신용평가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방안을 회원사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남재현 국민대학교 교수와 박기홍 KCB연구소 소장 등 전문가들도 참석했다.

두 사람은 "은행과 경쟁하기 보다 은행만으로 제대로 상품공급이 되지 않는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금융시장에서 바람직한 저축은행의 모습"이라며 서민금융과 지역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위기도 이러한 저축은행의 본질적인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고, 저축은행들의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판매채널 활용을 통한 비용절감의 필요성 등을 제언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