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홍콩 ELS' 분쟁조정위원회 13일 열린다…주요 판매은행 5곳 대상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대표사례 1개씩 분조위 회부
자율배상 속도 전망…증권사 분조위 개최여부는 미정
- 공준호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금융감독원이 오는 13일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주요 판매은행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대표사례에 대한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당국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는 만큼 현재 각 은행별로 진행되고 있는 자율배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이날 금감원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주요 홍콩 ELS 판매사에 대한 분조위를 오는 13일 열기로 결정하고 이같은 일정을 당사자들에 통보했다. 금감원은 은행별로 대표사례 1개씩을 분조위에 회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판매금액과 피해고객 수가 적어 분조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우선 판매규모가 크고 민원건수가 많은 주요 은행에 대한 분조위를 먼저 개최하고, 증권사에 대한 분조위 개최 여부는 추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의 홍콩 ELS 판매 금액은 3조4000억원으로, 은행(15조4000억 원)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분조위는 금감원의 자문기구로, 금감원 내부 및 외부인사가 위원으로 참석해 조정결정을 내린다. 금감원이 지난 3월 내놓은 배상기준안을 바탕으로 각 은행의 대표사례에 대해 구체적인 배상비율을 책정하고 양측에 조정안을 제시하게 된다. 하루 만에 5개 회사에 대한 분조위가 열리는 만큼 결과는 이튿날인 14일 금감원 홈페이지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 양측이 분조위 조정을 수락하는 경우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지난 3월 금감원은 홍콩 ELS 손실액에 대해 투자자별로 0~100%까지 배상하는 차등 배상안을 내놨다. 은행에 대해서는 25~50% 수준의 기본 배상비율을 적용되고 개별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55% 수준의 배상비율 조정이 적용될 수 있다. 홍콩 ELS 판매 은행들은 모두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현재 자율적으로 배상에 나선 상태다.
대표사례에 대한 분조위 판단이 나오면 배상비율에 대한 은행과 투자자 측의 예측가능성이 모두 높아져 자율배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괄적인 조정안은 나온 상태지만 개별 은행, 사례별로 비율이 달라 배상 대상자가 적정비율을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3월 홍콩 ELS 검사 결과 및 배상기준안을 발표하면서 "분쟁조정기준에 따라 대표사례 분조위를 개최하는 등 분쟁 조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은 이번 분조위 결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배상비율 결정시 제시되는 은행별 지적사항을 바탕으로 과징금 규모가 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 지적사항이 분조위 대표사례에 대한 판단으로 구체화되는 만큼 향후 과징금 규모를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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