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양문석 딸 대출서류, 대부분 허위…수사기관 통보"(종합)

양 후보 제재여부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혐의 특정"
"양 후보 측 제출 사업 서류, 대부분 허위"

이호진 금융감독원 중소금융검사 2국 국장(왼쪽)과 이승권 새마을금고중앙회 검사감독 2본부 본부장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수성새마을금고 사업자대출 관련 금융감독원-새마을금고중앙회 공동검사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금감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개인사업자 대출의 용도외 유용과 허위 증빙 제출, 부실 여신심사 등 위법·부당혐의가 발견되었다며, 법규에 따라 해당 금고 임직원, 차주, 대출모집인 등 관련자에 대한 제재 및 수사기관 통보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4.4.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신민경 기자 =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새마을금고 '작업대출' 의혹에 대해 위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부터 주택구입을 위해 사업자 대출 제도를 악용했다는 지적이다. 관계당국은 차주인 양 후보의 딸을 비롯해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에 나설 예정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금융감독원과 이날 서울 강남구 소재의 중앙회 MG홀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구수성새마을금고 관련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이 검사 지원 착수에 나선 지 이틀 만이다.

양 후보는 2021년 20대 대학생 장녀가 대구수성새마을금고를 통해 11억원의 고액 사업자 주담대를 받은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이 자금은 양 후보 부부가 서울 잠원동 아파트 취득 과정에서 진 대부업체 빚을 갚는 데 쓰였다. 이에 중앙회는 지난 1일부터, 금감원은 전날(3일)부터 해당 금고에 대한 현장 공동검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금감원이 발견한 위법·부당행위는 크게 세가지로 △대출 용도외 유용 △허위 증빙 △여신심사 소홀 등이다.

우선 대출 용도외 유용과 관련해 양 후보의 딸은 2021년 4월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사업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부모의 주택담보대출 상환 등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5억8100만원)은 양 후보 배우자의 빚이 있는 대부업체에 입금하고, 남은 5억1100만원은 양 후보 배우자의 계좌로 입금했다. 대출이자는 양 후보의 배우자이자 차주(딸)의 모친이 지속적으로 대납했다.

양 후보 측이 2021년 7월 새마을금고에 제출했던 사업자 관련 서류도 다수 가짜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얼리와 의류, 악세서리 등을 구매했다고 한 업체를 국세청에 조회해 본 결과 미등록사업자거나 대출실행 전에 이미 폐업한 업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명세표상의 업종과 상이한 경우(1개 업체 1건), 거래명세표에 기재된 차주의 주소지가 차주의 사업자등록증상 주소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1개 업체 2건) 등도 발견됐다.

이 국장은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취급된 주택담보 개인사업자 대출은 과거 저축은행 작업대출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및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우회하기 위해 위법·부당하게 취급된 혐의가 있다"며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관련 법규에 따라 해당 기관 및 위법·부당대출 관련자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출기관인 수성 새마을금고 역시 여신심사시 사업이력 및 사업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계약서, 담보설정 계약서, 사업자등록증 등만을 받아 형식적으로 심사했던 사실이 파악됐다. 이에 검사반은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취급된 개인사업자 주담대 전체 53건(잔액 257억원)을 점검하고 있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 후보 사태에 대해 "(2022년 저축은행 작업대출 검사 당시) 불법이라고 해당 임직원들도 징계한 건이고 검찰에 수사 의뢰, 고발을 다 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회색의 영역이 아니고 불법이냐 무죄냐 '흑백'의 영역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권 새마을금고중앙회 검사지원2본부 본부장은 "수성새마을금고 임직원과 차주(양 후보의 딸), 대출모집인 등 관련자에 대한 제재 및 수사기관 통보조치 등을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 후보 본인에 대한 제재여부는 이번 검사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양 후보는 이호진 금감원 중소금융검사2국장은 양 후보의 제재여부를 묻는 질문에 "차주는 자녀로 나와있어서 강제적인 수사는 안돼서 거기까지는 모르겠다"며 "혐의자 특정은 수사기관에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