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만난 이복현 "금융사고 교훈삼아 온정주의 벗어나야"

"최고경영진 관심 있어야 내부통제 작동"
경쟁력 제고 위한 '지역금융발전 협의체' 구성 예정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홍콩 H지수 연계 ELS 대규모 손실 관련 분쟁조정기준안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3.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지방은행장 및 지방 지주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를 교훈 삼아 그간의 온정주의적 문화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지방지주 회장 및 은행장 간담회에서 "지방 금융지주와 지방은행이 고객의 신뢰를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경남은행에서는 30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대구은행에서는 1000여개의 불법 계좌개설 사건이 각각 일어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등 지주회장을 비롯해 방성빈 부산은행장, 황병우 대구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등 지방은행장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견실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는 것 또한 의미가 있지만 만들어진 기준이 잘 작동하는지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심을 보여야 내부통제가 경영철학과 조직문화로 안착할 수 있다"며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영업 전반에 걸쳐 잘못된 관행이나 불합리한 조직문화가 없는지 살펴봐 주시고 내부통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금감원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방은행 검사역 연수를 통해 우수 검사기법을 전파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 원장은 지방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스스로 고민해봐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지방은행이 외형이나 영업력 면에서 시중은행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만 거점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지역고객의 충성도도 높은 만큼 이를 특화할 수 있는 영업 인프라 제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IT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특화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지역내 자금중개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달라"고 했다. 이를 돕기 위해 금감원은 지자체·지방은행·금감원으로 구성된 '지역금융발전 협의체(가칭)'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 이 원장은 "지방은행이 지역기반 금융회사의 위상에 걸맞게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지역경제 구성원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 주시면 좋겠다"며 "지역 중소기업에 특화된 관계형 금융을 활성화해 생산적 금융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지역경제의 뿌리를 형성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당부했다.

ze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