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꼴찌' 코스닥, 낙폭 가장 커…"하방이 더 열려있는 구조"

2.6% 급락하며 7개월만에 800선도 붕괴…주요 지수 중 꼴찌
전문가 "고금리 지속에 연말까진 상방 제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5포인트(0.26%) 내린 2402.58으로, 코스닥 지수는 21.39포인트(2.62%) 하락한 795.00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원 하락한 1349.5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3.10.10/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코스닥이 결국 800선마저 내줬다. 7개월만이다. 글로벌 주요 지수 중 낙폭이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한 우리 증시는 연말까지 상방은 제한되고 하방이 열려있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은 21.39포인트(2.62%) 하락한 795선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이 800선을 하회한 건 지난 3월17일(797.39)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날 0.59% 오르며 장을 연 코스닥은 장 초반 오르락내리락 장세를 나타내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장 초반 820선까지 올랐던 코스닥 지수는 오후 들어 800선을 하회한 뒤 오후 2시30분쯤 792.91까지 밀렸다. 장 마감 직전 하락폭을 소폭 축소하며 795선에서 마무리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위축된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2차전지와 엔터주에서 매물이 쏟아지며 코스닥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도 상승폭을 줄이며 보합권 등락을 반복하다 하락마감했다"면서 "1340원대 중반에서 움직였던 환율 또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에 달러 강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코스닥은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에서 일본 니케이225는 2.43% 상승했고 홍콩 항생지수는 0.84%, 홍콩H지수는 0.90% 각각 상승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태국 SET, 필리핀 PSEi 등의 지수는 하락했지만 낙폭은 0.5% 안팎에 그쳤다.

전날밤 뉴욕 3대지수와 유럽 주요 지수도 모두 상승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코스닥만이 2.7% 가량 하락하며 유독 낙폭이 컸던 셈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더 약한 것은 수급 요인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면서 "지수 상단이 제한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마땅한 매수주체가 없어 매물 소화 과정이 유연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은 지난 7월25일 종가기준 939.96포인트를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쓴 바 있다. 에코프로(086520)가 150만원선에 올라서는 등 2차전지 종목이 코스닥 강세를 이끌었다. '천스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강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2차전지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지면서 코스닥 지수도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9월들어 미국 기준금리 추가인상 및 고금리 기조 유지 등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서 코스닥 낙폭이 컸다.

7월말 이후 2개월여만에 코스닥은 15.42% 급락하며 144.96포인트를 내줬다. 7개월전인 3월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뉴스1>이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문의한 결과 이들은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발생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긴축 기조가 유지되는 한 연말까지 우리 증시는 상방보다 하방이 열려있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이제 새로운 회계연도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인데, 문제는 금리와 환율이 아직도 높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상황이면 기업들이 내년에 대한 준비를 공격적으로 할 수가 없다. 이에 더해 지정학적 위험이나 여러 예측불가능한 요소가 겹쳐지면 더욱 보수적으로 예산을 짜게 된다.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연말~내년 1분기까지는 위를 열어두기보다는 아래를 열어두고 주식시장을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본다"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바닥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그보다 선행되야 할건 채권시장에서의 바닥이다"라고 강조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만에 하나 중동 분쟁이 확전된다고 하면 정말 큰 영향이 있을테지만 휴전 내지는 분쟁 종식이라는 확실한 액션이 나오기 전까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