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11만원선도 위협…'공개매수' 셈법 복잡해진 개미들
15만원에 팔면 '차익' 챙기지만…35%만 대상이어서 리스크
"공개매수 끝나면 주가 회귀 가능성…장기적으론 엔터주 톱픽"
- 강은성 기자,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손엄지 기자 = SM엔터테인먼트(041510)(이하 에스엠)에 대한 카카오(035720)와 하이브(352820)의 지분경쟁이 일단락 되면서 에스엠 주가가 23%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장중 12만선이 깨지더니 11만원선마저 위협을 받았다.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 예정가격 15만원은 큰 폭으로 밑도는 중이다.
남은 이슈는 카카오가 진행하고 있는 공개매수다. 공개매수 '대상' 격인 개인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전 거래일보다 3만4700원(23.48%) 급락한 11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1시20분 쯤엔 11만1300원까지 밀리면서 11만원선도 위협받았다. 에스엠의 '하한가'(전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인 30%까지 하락)는 10만3500원인데 하한가까지 육박한 것이다.
그간 에스엠 주가는 예측이 쉽지 않았다. 양측의 지분경쟁은 '출혈'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았고 에스엠 주가는 카카오 공개매수 가격인 15만원을 넘어 사상최고가인 15만8500원(8일 종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하이브가 카카오와의 지분경쟁을 포기하고 앞으로는 협력관계를 맺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두 회사 사이의 지분경쟁이 사라진 이상 추가 상승에 베팅할 유인이 없어진 것이다.
한 WM센터 프라이빗뱅커(PB)는 "이날은 '분쟁'이라는 이슈가 해소되면서 '큰 손'들이 빠져나가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고액 자산가들도 에스엠 주식 매도 주문을 내는 중"이라고 전했다.
◇15만원에 팔면 '차익' 챙기지만…35%만 대상이어서 리스크
주가가 고점을 찍던 최근 수거래일간 '빚투'(빚내서 주식투자)까지 감행하며 40만주 가까이 에스엠 주식을 사들였던 개미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공개매수로 주식을 처분한다면 주당 3만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지만 공개매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경우 보유 물량을 모두 매도할 수는 없다는 리스크가 있다. 카카오가 남은 지분 100%를 공개 매수하는 것이 아닌 35%, 833만3641주만 사기 때문이다.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매수예정수량보다 적으면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을 지불하고 사들이게 되지만, 만약 매수 물량 833만3641주를 초과할 경우엔 비율대로 안분해 매수하고 초과분은 매수하지 않는다.
예를들어 카카오 공개매수 마감일에 매수에 응한 청약주식이 1666만주에 달한다면, 보유 물량이 100주라고 했을 때 50만 공개매수 가격으로 사준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전문가는 "공개매수 이후엔 주가가 지분경쟁 이전인 지난해 연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매도해야 할지, 그래도 공개매수 때까지 버텨볼지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선 공개매수로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공개매수에서 보유물량을 소진하지 못했을 때 급락한 주가로 인해 손실을 볼 것이라는 공포가 자리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개매수 끝나면 주가 회귀 가능성…장기적으론 엔터주 톱픽"
다만 엔터테인먼트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에스엠의 단기 변동성을 제외한다면 앞으로 지배구조 정상화와 함께 'K팝' 선두주자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을 엔터업종 최선호주(톱픽)로 제시하면서 "올해는 백현·태민 등이 전역하고 신규그룹 데뷔로 활동이 최대치에 달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콘서트 재개 등을 통한 실적 개선으로 동종 엔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예상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번 지분경쟁에 따른 15만원 이상의 주가는 '비정상적'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13만2000원으로 하향했다. 다만 그는 "향후 카카오와의 시너지, SM 3.0의 진행 구체화로 실적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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