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이브가 '시세교란' 발끈한 '큰손'은 헬리오스…카카오 우군?

16일 하루동안 CD매매로 에스엠 주식 3% 매집…하이브 "시세조종이다" 주장
카카오가 투자했던 '헬리오스PE'와 유사한 사명에 혼란…지분매집 확인되면 공시위반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모습. 2023.2.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손엄지 기자 = SM엔터테인먼트(041510)(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개매수 기간에 에스엠 주식을 집중매수한 '기타법인'이 '헬리오스유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해당 법인의 집중 매집이 주가를 이례적으로 끌어올려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세력'이라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28일 하이브는 "지난 16일 IBK 투자증권 주식회사(이하 IBK) 판교점을 통해 이루어진 에스엠 주식에 대한 비정상적 대규모 매입 건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어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하이브에 따르면 지난 16일 하루 동안 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IBK투자증권분당센터에서 에스엠 지분 2.9%에 해당하는 68만3398주가 집중 매수됐다.

매수주체는 '기타법인'이라고 돼 있으나, <뉴스1> 취재 결과 매수 주문을 한 계좌는 헬리오스유한으로 확인됐다.

이날 헬리오스유한의 주문은 시분할주문(Careful Discretion; CD) 매매방식으로 추정된다. CD 매매란 통상 투자자가 브로커(증권사)에게 좋은 가격에 사거나 팔아달라고 위임하는 것으로, 매매 수량만 지정해주고 가격은 지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문을 받은 브로커는 장중 내내 위탁받은 수량을 유리한 가격에 매매하게 된다.

하이브는 16일 하루에 에스엠 전체 발행주식의 3%에 육박하는 매수주문이 집중된 점, 매수방식이 CD매수로 주가 상승을 유도한다는 점 등을 들어 해당 기타법인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명백히 방해하는 '시세조종' 세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브 측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지난 16일 매매거래는 에스엠의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13만원까지 급등하는 결정적인 국면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특히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발표한 2월10일부터 14일까지 12만원을 하회하는 가격으로 거래되었으나, (집단매집이 이뤄진) 16일에는 에스엠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인 13만3600원까지 치솟아 13만1900원으로 거래가 마감됐다"면서 "이는 집단매집을 통해 시세를 조종함으로써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브 주장에 따르면 이날 IBK 판교센터에서는 에스엠 주가가 12만2100원에서 12만5800원까지 상승하는 동안 총 40만3132주(16일 IBK 매수물량의 약 59%), 12만6700원에서 12만9800원까지 상승하는 동안 총 22만2923주(16일 IBK 매수물량의 약 33%)가 매수됐다.

이같은 거래는 정상거래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이날 거래와 관련해 에스엠이 당일 정규시장 중 특정 계좌에서 순매수한 수량이 상장주식 수 대비 2%이상이고, 종가가 전날보다 5% 이상 등락한 점 등을 들어 17일 하루 동안 에스엠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이같은 거래행위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며 비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시장질서를 교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본시장의 왜곡과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조사 및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관건은 헬리오스유한이라는 법인이 어떤 목적과 배경으로 에스엠 지분 3%를 장내매수했는지다. 금융투자업계는 과거 카카오가 투자한 바 있는 사모펀드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기업명이 유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헬리오스유한이 카카오 측 우군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2015년 카카오는 헬리오스PE가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한 사실이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선 에스엠 주가가 12만원을 넘어야 하이브의 공개매집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유리해지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16일 지분을 집중매집한 법인이 어떤 식으로든 카카오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헬리오스유한이 카카오의 우군이라면 카카오가 추가적인 지분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에 힘이 실린다.

다만 카카오가 추가적인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분쟁에 나선다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9%의 지분을 확보할 당시 공시한 '전략적 제휴'는 공시 위반 사안에 해당한다. 이수만 전 에스엠총괄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소송 결과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는 이미 확보한 9%의 지분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IB업계는 카카오가 지분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에스엠 경영권 분쟁을 공식화 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이와 관련 헬리오스PE 관계자는 "헬리오스유한이라는 곳을 알지 못한다. 사명이 유사해서 벌어진 해프닝 같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카카오 측 역시 헬리오스유한과의 관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