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더에스엠씨 대표 "평범한 마트 광고가 400만뷰 나온 비결이요?"

광고·브랜드 전략에 '콘텐츠' 역량 덧입혀 매출 1000억 회사로
가상현실+NFT 등 신규 사업확장 위한 투자유치 추진

김용태 더에스엠씨 대표와 직원들 모습. (더에스엠씨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 "엄마 보고싶어. 엄마가 해 준 고기반찬이 먹고 싶어. 엄마 미안해. 너무 그리워." 엄마가 돌아가신지도 수년이 됐고 결혼해 가정까지 꾸렸건만, 기쁜일이 있어도 힘들고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엄마가 떠오른다. 딸의 그리움을 눈치챈 아버지와 남편은 어느날 깜짝 이벤트로 집밥을 차려 엄마가 해주신 고기반찬을 곁들여 내놓는다. 눈물이 터진 딸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남은 가족의 위로로 달랜다.

코끝이 찡해지고 끝날 때쯤엔 어느덧 눈물까지 고이는 3분26초짜리 이 콘텐츠는 지난 2017년 추석에 진행한 모 대형마트의 '한우데이' 광고 영상이다.

보통 동영상 사이트에서 광고 영상이 뜨면 '스킵'버튼이 뜨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스킵 버튼이 뜨는 것과 동시에 눌러버린다. 스킵 버튼이 활성화되는 5초의 시간도 길게만 느껴지는 순간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편의 영상광고는 통상 15초에서 길어야 30초 정도가 보편적이었지만 이 광고를 제작한 더에스엠씨는 3분26초 길이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광고를 의뢰했던 대형마트 내부에서도 "이렇게 긴 광고를 누가 보냐"는 의견이 없지 않았지만, 막상 완성된 콘텐츠가 동영상 사이트에 업로드되자 400만뷰 클릭이 나오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5년전에 제작된 광고지만 "엄마가 보고싶을때 이 영상을 다시 본다"는 댓글이 최근까지도 달릴 정도다.

2020년 SK하이닉스 의뢰로 제작한 광고는 '천만뷰' 달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앞서 2018년 치매 아버지와의 사연을 다룬 SK하이닉스 기업이미지 광고콘텐츠로 600만뷰를 달성한 데 이어 SK하이닉스 인재상을 다룬 콘텐츠로 이룩한 성과다.

대한민국 광고시장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로 시장을 평정한 몇몇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현재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런 시장에서 13년전 한 대학생이 창업했던 광고미디어 회사 더에스엠씨가 어느덧 매출 1000억원 규모의 미디어콘텐츠 그룹으로 성장했다.

2009년 1인기업으로 처음 더에스엠씨를 시작한 김용태 대표는 '우리는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든다'는 철학으로 미디어 시장을 두드렸다. 동영상 시대로 넘어오면서 김 대표의 뚝심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지난 2021년 회사 매출은 10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1200억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 5년 정도는 많이 어려웠지만 좋은 동료들을 만나고 콘텐츠 광고에 대한 역량을 인정받으면서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다"면서 "현재 매출은 '콘텐츠 광고' 부문에서 90% 이상, 나머지 콘텐츠 커머스(쇼핑)와 콘텐츠 IP(지식재산; 예능 등 자체제작 콘텐츠) 사업에서 나머지 수익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광고는 압축적이고 임팩트 있는 문구나 중독성 있는 노래 등으로 짧은 시간에 소비자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면 '성공한 광고'로 보지만, 더에스엠씨는 이런 공식을 깨고 긴 내러티브를 제공한다"면서 "기업에 대한 홍보는 콘텐츠에 거의 없다시피 해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면서, 광고콘텐츠를 보고 나면 그 기업에 대한 인상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남는 형태"라고 말했다.

더에스엠씨는 그동안 한번도 외부 투자를 받지 않았다. 때문에 지분구조가 단순하다. 김 대표가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 대표의 특수관계인이 나머지 10%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1000억원의 탄탄한 구조에 사업영역도 제각기 자리를 잡았다. 직원수도 500여명에 이른다.

김용태 더에스엠씨 대표(더에스엠씨 제공)ⓒ 뉴스1

그러나 커머스와 IP 영역은 투자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다.

김용태 대표는 "광고콘텐츠 부문에서 올린 수익 대부분을 커머스와 IP 사업에 재투자했는데 그리 성공적이진 않았다"면서 "아직까진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콘텐츠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품질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더에스엠씨가 창립 13년만에 첫 투자유치 활동을 시작하는 이유다.

커머스도 김 대표에겐 '콘텐츠'다. 온라인에 넘쳐나는 수많은 쇼핑몰과 다 보기도 힘든 수만개의 상품들을 들여다보면 '선택장애'가 오지만 더에스엠씨는 단순 상품 소개페이지가 아닌 상품의 론칭과 마케팅전략, 스토리 있는 상품 소개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는 전략을 펴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외부 투자유치를 통해 가상현실, 메타버스 영역으로 콘텐츠를 확대하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시대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읽고 '콘텐츠' 광고로 회사를 키운 그는 메타버스가 동영상 플랫폼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전혀 새로운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더에스엠씨 3.0'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메타버스는 게임이나 단순 아바타가 등장하는 형태에 그치지만 이는 진정한 메타버스라 볼 수 없고 '콘텐츠 파워'가 입혀져야 비로소 일상생활 속으로 확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