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암울한데"…'상생금융' 움직임에 카드사들 '시름'

업황 악화 속 총선 앞두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능성 커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3분기에도 암울한 실적을 거둔 카드업계가 금융당국발 '상생금융' 확대 움직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연말까지 업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현대와 롯데카드뿐인데, 그마저 롯데카드도 자회사 매각 효과를 빼면 순이익이 전년 대비 37.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8개사 중 호실적을 거둔 건 현대카드뿐인 셈이다.

카드업계는 조달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주로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 3월 3%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여전채 금리가 현재 5%대에 육박하고 있다. 경기 악화와 고물가로 연체율도 악화일로다. 신한·삼성·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개 카드사의 3분기 평균 연체율은 1.34%로 2분기(1.27%)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신용자 대출 문까지 닫고 있는 실정인데, 상생금융책을 추가로 내놓을 여력이 없다는 분위기다. 카드업계는 지난 7월에도 각 2000억~4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책을 내놓은 바 있다.

카드업계는 일단 다른 업권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종 노릇' 발언 이후 은행권을 넘어 보험업계까지 '상생금융 시즌2' 움직임이 형성되고 있다. 호실적은 거둔 보험업계는 현재 자동차보험료 인하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연말까지 적격비용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핵심은 일종의 영업원가인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안인데, 만약 이번에 주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내년에 재산정 주기가 돌아온다. 적격비용 재산정 때마다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이력이 있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수수료 인하 카드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에 업황이 너무 안 좋고 연체율 관리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저신용자 차주들이 주고객이기 때문에 다른 업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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