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 조이자…중저신용자들 '카드론'으로 몰린다

주요 카드사 카드론 5월 평균금리 다시 14%대로
"저축은행 중저신용자 유입으로 잔액·평균금리 소폭 상승"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조달금리 안정화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카드론 금리가 지난달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저축은행 업권이 건전성 관리로 대출 공급을 줄이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을 통해 자금을 충당한 결과로 보인다.

22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5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12%로 집계됐다. 올해 1월 15%대에서 지난 4월 13% 후반대로 하락했다가 다시 14%대에 진입한 것이다.

카드업계에선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에서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대출을 조이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옮겨온 결과로 보고 있다. 해당 차주들은 신용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고, 카드론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권 등 타업권에서 공급받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으로 유입되면서 카드론 잔액이 늘고 평균금리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규모는 최근 감소세를 타고 있다.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은 300만~500만원 이하의 금액을 담보 없이 빌려주는 신용대출을 말한다. 최고 금리가 법정 최고 수준인 20%에 육박하지만 신청 후 바로 입금되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각 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저축은행 5곳(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5517억원으로 작년말(5660억원)보다 143억원 줄었다.

수익성 악화에 시름하는 저축은행들은 최근에도 이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 조달비용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신을 끌어모은 여파다. 설상가상으로 연체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올 1분기 저축은행 업권 연체율은 5.07%로 2016년말 이후 6년만에 5%대를 넘겼다. 주요 저축은행 5곳의 소액신용대출 평균 연체율은 7.14%로 이보다 더 높다.

저축은행 업권의 건전성 관리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유입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부업 등 다른 업권에서 대출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카드론으로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다시 오른 조달금리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카드론 금리에 함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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