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두배 넘게 오를 동안 NFT는 95% '뚝'

트럼프 당선에도 NFT 시장은 '얼음판'…비트코인은 '신고가'
투자 매력 사라진 NFT…전통 금융 접점 생긴 비트코인 독주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공식 인준함에 따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재돌파했다.. 2025.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지난 3년 동안 비트코인(BTC) 가격이 두 배 넘게 상승했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의 가치는 95% 폭락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NFT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NFT가 '수집품' 이상의 투자 자산으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전통 금융과 결합한 자산으로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10일 오후 2시 NFT 데이터 제공 플랫폼 크립토슬램에서 '크립토 500 NFT 지수'는 가상자산·NFT 시장이 불장이던 지난 2022년 1월(3만3874포인트)보다 96.63% 하락한 1140.75포인트다. 크립토 500 NFT 지수는 전 세계 상위 NFT 500종의 가치를 합산한 지표다.

반면 이날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약 150% 상승한 9만384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년간 비트코인 가격이 두 배 이상 뛸 동안 NFT 가치는 두 배 하락한 셈이다.

NFT 시장은 지난 2022년 이후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호황 속에서도 하락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 영향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하자 비트코인은 지난달 9일 최초로 10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같은 날 크립토 500 NFT 지수는 1161.54를 기록하며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새 역사를 쓴 반면 NFT의 가치는 여전히 전고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요 NFT 500종의 가치를 합산한 '크립토 500NFT 지수'가 2022년 이후 하락하고 있다. (크립토슬램 제공)

이러한 현상은 투자자들이 NFT보다 전통금융과 연결된 가상자산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몰리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지난달 '2025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이 주도했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고 전통 금융 시장에서 건전한 투자자산으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NFT는 수집 용도 외에는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다른 자산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2022년 당시 NFT가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이끈 주요 키워드였지만, 현재는 그 역할을 (ETF 등) 다른 분야가 이어받았다"고 전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NFT가 기존의 '수집품'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용 사례를 발굴해야 다시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도 대부분 NFT 사업에서 발을 빼는 추세다. KT는 지난 2022년 출시한 NFT 발행·관리 플랫폼 '민클' 서비스를 지난해 3월 종료했다. 다음 달에는 네이버가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제공한 NFT 마켓플레이스 '팔라'의 운영이 중단됐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8월 한국 기업 최초로 자사 플랫폼에 NFT를 적용한 '마이 NFT(My NFT)' 사업에서 철수했다.

chsn12@news1.kr